코로나 '팬데믹'에 토종 롯데호텔의 글로벌전략 숨고르기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4.01 15:51

미국 뉴욕팰리스 호텔 직원 일시해고 및 한시적 영업 중단…국내 호텔도 유급휴가 실시 등 위기감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롯데 뉴욕 팰리스가 코로나19 여파로 호텔 직원의 상당수를 일시해고하고 영업을 중단했다. /사진=롯데호텔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전세계 관광산업이 벼랑 끝에 내몰린 가운데 글로벌 호텔체인으로의 도약을 추진하던 토종 롯데호텔의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좋은 투자" 롯데뉴욕팰리스
美 코로나 쓰나미에 휩쓸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심장부인 맨해튼에 위치한 럭셔리 호텔 롯데 뉴욕팰리스가 최소한의 근무 인원을 제외한 90%에 달하는 인원에 대해 향후 경영상황이 나아질 경우 재고용을 전제로 한 일시해고(layoff)를 결정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에 접어들면서 여행수요가 급감하고, 특히 뉴욕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며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에 따르면 롯데 뉴욕팰리스는 일부 장기숙박 고객을 제외하고 오는 5월18일까지 일시적으로 호텔 운영도 중단키로 했다.
롯데 뉴욕팰리스는 1882년에 세워진 뉴욕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맨해튼 중심에 위치해 글로벌 유명인사들이 자주 들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2015년 롯데호텔이 약 9000억 원을 들여 인수, 매년 80~90%에 달하는 높은 객실점유율(OCC)을 바탕으로 고성장하며 롯데호텔 전체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좋은 투자"라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호텔산업이 꽃을 피운 미국에서도 잘 나가는 호텔로 꼽히지만 이번 조치는 불가피한 수순이었다. 미국에서만 18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뉴욕주(7만5000명 이상)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호텔업계가 초토화됐기 때문. 호텔수요가 고갈되면서 세계 최대 호텔체인 메리어트가 일찌감치 전 세계 직원의 3분의 2를 일시해고에 들어갈 정도로 업황이 급속도로 기울고 있다.


코로나 내우외환 롯데호텔

호텔 글로벌 계획 잠시 숨 고르나


롯데호텔이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미국 시애틀의 특급호텔을 인수, 위탁계약 방식을 통해 오는 6월부터 '롯데호텔 시애틀'로 운영한다. 사진은 뒷편 호텔 본 건물과 미국 최초의 예배당을 개조해 만든 연회장의 모습. /사진=롯데호텔
이처럼 예기치 않은 코로나 악재로 롯데호텔의 글로벌 행보도 다소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니혼게이자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수합병(M&A)을 활용해 객실 수를 5년 후 현재의 2배인 3만 실로 늘릴 것"이라며 글로벌 호텔시장 진출 대한 계획을 내비쳤다. 실제 롯데호텔은 지난해 런던 프로젝트로 불리는 호텔진출 관련 계약에 입찰하는 등 유럽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하나금융투자와 손 잡고 시애틀 특급호텔 인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롯데호텔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 받는 호텔 체인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근 공격적으로 호텔을 확장해온 만큼 코로나로 국내외 안팎에서 받는 타격이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롯데호텔은 현재 국내외 30개 호텔 1만10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 국내 19개 사업장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 OCC가 10%대로 떨어지는 등 업계 전반에 걸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해외에 위치한 호텔은 중국이나 서유럽 등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지역과 다소 떨어진 러시아나 동유럽, 동남아 등에 위치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여행수요가 위축되고 각 국가들마다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여파가 적지 않다. 하늘길이 막힌 미국 괌에 위치한 롯데호텔 괌도 오는 13일까지 영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롯데호텔이 오는 6월 부산 해운대에 6성급 브랜드 '시그니엘 부산'을 오픈한다. 사진은 시그니엘 부산이 들어설 엘시티 광역 조감도 /사진=머니투데이DB
이에 따라 조만간 오픈을 앞둔 시애틀 호텔의 개장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미국계 사모펀드 '스탁브릿지'로부터 약 2040억 원에 시애틀 중심가에 위치한 특급호텔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6월 오픈을 목표로 개장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미국 코로나 추이와 업계 상황 등을 비춰볼 때 제 때를 맞추기 어렵다는 관측이 호텔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6월 부산 해운대에 선보이는 6성급 럭셔리 호텔 시그니엘 부산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해외 호텔들은 현지 코로나 사정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순 있지만 시그니엘 부산의 경우 예정된 일정대로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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