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윤석열 최측근' 검언유착?…궁금한 점 5가지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0.04.01 10:21
이철 전 VIK 대표(왼쪽)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머니투데이DB, 뉴시스

한 종합편성채널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기 위해 신라젠 전 대주주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X) 대표를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기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이 전 대표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①채널A 기자, 이철 측에 '강압적'으로 접근했나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의 이모 기자가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의 비위를 알고 있으면 털어놓으라'는 등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며 접근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금융사기죄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 전 대표는 채널A 기자에게 지난 2월17일부터 네 통의 편지를 받았다. 신라젠 의혹과 관련해 윗선의 꼬리 자르기가 있었다며, 유 이사장을 비롯한 현 여권 인사들과의 관련성에 대해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지인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채널A 기자와 만나게 했다. 이 기자는 그 자리에서 "유시민을 치면 검찰도 좋아할 것"이라며 관련 제보를 하지 않으면 검찰에서 더 가혹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 기자는 이 밖에도 "와이프가 자녀가 맘에 걸리냐" "(협조) 안 하면 그냥 죽는다. 지금보다 더 죽는다" "이렇게 하면 실형은 막을 수 있다. 가족은 살릴 수 있다" 등의 압박성 발언을 이어나갔다.

채널A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채널A는 이날 뉴스 클로징멘트를 통해 "지난(달) 22일 사회부 이모 기자가 이 전 대표의 지인이라는 실체가 불분명한 취재원을 접촉해 온 사실을 알게 됐다"며 "피의자인 이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선처 약속을 받아달라는 부적절한 요구를 받아온 사실도 파악하고 즉각 취재를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채널A는 이모 기자가 이 전 대표 지인으로부터 선처 보장을 요구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강압적으로 접근했다는 MBC 보도에 대해서는 "취재원에 대응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 전반적인 진상을 조사하고 결과와 내부규정에 따라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조사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②종편기자와 윤석열 최측근…검언유착 있었나


윤석열 검찰총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MBC 보도에 따르면 채널A 기자는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제보를 하면 검찰에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이 전 대표 측을 회유했다.

채널A 기자는 지난달 22일 이 전 대표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 윤 총장의 최측근 간부와 통화했다며 통화 녹취록을 읽기도 했다고 한다.

MBC는 "녹취록에 따르면 검찰 수사에 협조할 경우 이 전 대표 가족에 대한 수사를 막을 수 있다거나 수사팀에 이 전 대표의 입장을 전달해주겠다는 대화가 기자와 검사장 간에 오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 측은 "신라젠 사건 관련, 종편 기자를 접촉하거나 수사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부인했다.


③윤석열 최측근, '인터넷 검색만 하면 나오는' 검사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채널A 기자가 친분을 내세운 검찰 간부는 A검사장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A검사장에 대해 "인터넷 쳐서 나오는 윤석열의 가장 최측근 그 검사장이다. 윤석열 한 칸 띄고 최측근 이렇게 치면 딱 나오는 그 사람"이라고 이 전 대표 측에 설명했다.

MBC 보도 후 윤 총장 최측근으로 지목된 A검사장은 해당 의혹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채널A 쪽에 확인해보니 녹취록 워딩은 나랑은 무관하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정경심 교수를 기소한다는 사실을 제일 먼저 안 곳은 채널A였다. 빨대는 한 곳이다. 누군지 다 아시는 바로 그놈"이라며 특정인을 겨냥했다.

앞서 최 후보는 지난달 22일 윤석열 검찰총장 등 14명의 검사를 '쿠데타 세력'이라며 실명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 명단에는 A검사장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④이철-신라젠-유시민의 연관성은?


신라젠 본사./사진=뉴스1
채널A 기자는 이 전 대표에게 검찰이 신라젠 '미공개 주식 정보 이용' 거래 관련 수사를 재개했다며 접근했다고 MBC는 전했다.

검찰은 신라젠 일부 임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개발 중이던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에 주식을 매각했다는 의혹이다.

관련 의혹이 일자 이목은 이 전 대표에게 쏠렸다. 이 전 대표가 이끄는 VIK의 자금이 신라젠에 유입됐기 때문. VIK는 2013년부터 4차례에 걸쳐 신라젠에 450억원을 투자했고, 상장 전 신라젠 주식 지분 14%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일각에선 이 사건에 여권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권 인사가 신라젠 행사에 참여한 증거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유 이사장이다. 채널A 기자가 유 이사장 등 여권 인사의 관련성을 제보하라고 이 전 대표 측에 압박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이사장은 2015년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개최된 신라젠의 펙사벡 기술설명회에서 축사를 했다. 유 이사장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를 매개로 친분을 쌓은 이 전 대표의 부탁으로 이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검찰을 잘 아는 법률가 분이 '검찰이 구속된 한 CEO의 문제를 엮으려는 움직임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다"며 "내가 쫄리는 게 있으면 긴장하겠는데 쫄리는 게 없다"고 말했다.


⑤MBC 보도는 세팅됐나


채널A는 MBC 보도에 대해 "MBC는 검찰에 선처 약속을 요구한 취재원과 채널A 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해당 취재원으로부터 기자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내용을 제공받아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미리 이 전 대표 지인과 짜고 카메라와 녹취를 준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채널 A는 또 "MBC가 사안의 본류인 신라젠 사건 정관계 연루 의혹과 무관한 취재에 집착한 의도와 배경은 무엇인지 의심스러우며, 취재윤리에 어긋나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1일 페이스북에 "프레임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MBC 뉴스도 세팅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 (윤 총장의) 장모를 공격해대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윤 총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자락을 깐다"며 "MBC에서는 윤 총장의 측근이 언론사와 내통했다고 보도하고 열린민주당에서는 법무부에 감찰하라고 성명을 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만간 뭔가 큰 것이 터져나올 것만 같은 박진감이 든다"며 "한국이라는 나라에 사는 보람"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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