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경제·혼족·유튜브 비즈니스…코로나가 당긴 '뉴 노멀'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 2020.04.01 06:01
지난 8일 한강 여의도 공원. 전문가들은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 조언한다. /사진=뉴스1

#31일 직장인 조준영씨(28)에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후 생활을 묻자 "전보다 살이 3kg 빠졌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친구들 만나길 좋아하지만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기인 1월부터 '술자리' '모임'을 대부분 줄인 탓이다. 탄산수·빨래망 등 생활용품도 배달앱으로 주문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일상도 바뀌고 있다. 감염을 막기 위해 사람간 접촉을 않는 '언택트' 소비·생활이 새 생활법으로 자리잡았다. 원래 바깥 활동이 많았던 사람들도 이런 생활에 점점 맞춰가는 모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온라인 배달·강의 등 IT기술 발전에 맞춰 자리잡던 비접촉 생활 방식에 속도를 붙였다. 코로나19가 기존 사회 모습을 바꿔 '뉴 뉴멀 시대'을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회생활 줄어들면 마음 지쳐"…"거리두기 유지하는 가운데 접촉 방식 바꿔야"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은 외출을 줄였다. 초등학생 아들 둘을 둔 주부 김모씨(46)는 "코로나 사태 전에는 주말이면 가족들과 남산, 대학로 등에 자주놀러갔다"며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거나 위험하다는 생각에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사람 없는 동네 동산 정도만 잠깐 산책한다"고 했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꼭 지켜야 하는 시점"이라며 " 보건수칙을 지키며 사람이 뜸한 곳에 산책이나 외출을 해줘야 거리두기에 지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실내 모임이나 마주볼 상황은 피해야 한다"며 "아예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마음이 지치니 약속 장소를 야외로 잡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만남의 방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원래 불안·우울감이 있었던 사람에게는 가족이나 지인의 관심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 전했다.



"코로나로 1인 경제 빨리 정착"…"소비자 친화적인 상품 내놔야 시장 잡는다"


코로나19 확산 후인 지난 2월 코로나19로 사람이 없는 영등포타임스퀘어 /사진=뉴스1

사람들이 집에서 즐길거리를 찾으며 관련 상품도 인기를 얻는다. 이날 롯데마트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게임기, 학생 교육 완구 등 수요가 늘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월1일부터 3월29일까지 퍼즐, 전자게임 매출이 전년대비 503.2%, 28.7%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집에서 즐길 거리를 찾는 손길이 늘며 음향 기기, 반려동물 상품 등 관련 소비도 늘고 있다. 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앞으로도 IT, 전자기기 등 가정 용품 수요는 늘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원래 오프라인으로 즐겼던 운동 등을 집에서 하기 위해 VR이나 AR 기기를 찾는 움직임도 증가할 전망"이라 밝혔다.


최 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사람들 소비 패턴에 있어서도 큰 변곡점으로 작용했다"며 "기존에 자리 잡아가던 '1인 경제' '혼족' 등 라이프 스타일 정착이 이번 일로 인해 가속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이 나와 확산이 진정돼도 바뀐 생활 모습이 기존 양식과 공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헬스 트레이너 등 원래 유튜브까지는 안 하던 전문 인력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며 점점 혼족 고객을 만족시킬 기술을 필요로 할 것"이라며 "이미 나와 있는 VR 등 기술을 얼마나 소비자 친화적으로 내놓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 첨언했다.



대학 강의 전환…"온라인 강의 관련 산업, 강의법 등 서비스 변화 필요"


'1인 경제' 경우와 마찬가지로 점차 확대되던 대학들의 온라인 강의 시스템도 코로나19로 인해 예정보다 빨리 자리잡은 모양이다. 이를테면 성균관대학교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강의 전환을 위한 투자를 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더 빨리 관련 정비를 해나가고 있다.

윤인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 강의가 현장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관련 산업 발전과 종사자들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한다. 윤 교수는 "고려대에서도 블랙보드, 줌 등 프로그램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를 한다"면서도 "관련 프로그램 제작 기업 중 앞서가는 기업은 외국 기업들"이라 말했다.

윤 교수는 "많은 대학들이 이전부터 온라인 강의를 전환해왔듯 강의 시스템 변화는 기술 발전에 따른 필연적 결과로 보인다" 설명했다. 이어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자본이 많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텐데 정부의 기업 투자 등으로 괜찮은 프로그램을 제작해 수출하는 것도 미래산업 중 하나로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 현장이 변하는 만큼 '강의'를 바라보는 기존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교수는 "앞으로 온라인에서 단순 지식을 전달한 뒤 만나 토론하는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방식으로 교육이 변할 가능성이 크다"며 "'교육 서비스' 소비자인 학생 만족 측면에서 교수사회도 인터넷 강의 전달력 향상 등을 고민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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