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생산·소비·투자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4개월만에 모두 대폭 뒷걸음했다. 생산과 소비는 2011년 구제역,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후퇴했다.
더 큰 문제는 아직 글로벌 팬데믹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정부는 3월 이후 전세계 경기 위축 영향이 국내 경제지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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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접촉 줄이니 생산·소비 '금융위기 수준'으로━
광공업 생산 중 반도체는 3.1% 증가로 선방했으나 중국산 와이어링하니스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동차산업이 27.8% 줄었다. 서비스업 중에는 개인 접촉과 관련된 숙박업(-23.6%), 음식점업(-15.9%), 항공여객업(-42.2%), 철도운송업(-34.8%), 여행업(-45.6%)에서 감소폭이 컸다.
코로나19로 외출 전반이 위축되다보니 소매판매도 전월비 6.0% 줄었다. 그 중 의복 등 준내구재가 17.7%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준내구재 중에는 백화점에서 파는 신발·가방(-32.2%), 의복(-22.3%)과 함께 내구재 중 자동차(22.3%) 감소폭이 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 패턴의 변화 때문에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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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도 3개월만에 감소세 전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7%로 2009년 3월 금융위기 시기(69.9%) 이래 10년 11개월만에 최저치였다. 제조업 재고/출하비율은 118.0%로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9월(122.9%) 이래 21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생산에 비해 판매가 안된다는 뜻이다.
경제 전반과 달리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리는 일부 업종도 감지됐다. 외식을 자제하는 경향이 이어지다보니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전월비 5.4% 늘었다. 소매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을 포함한 무점포소매가 전월비 8.3% 증가했다. 편의점(3.9%), 슈퍼마켓·잡화점(12.7%)도 증가했다. 반면 면세점(-34.3%), 백화점(-22.8%)은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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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월 '글로벌 팬데믹' 폭풍이 몰아친다━
안형준 심의관은 "지난달 경기선행지수 구성지표들이 코로나19가 미친 경제적 충격을 제대로 반영 못하고 있다"며 "3월 전세계 팬데믹이 선언된 뒤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영향 등은 3~4월 동향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실물 지표로 가시화되는 모습"이라며 "이달 11일 WHO의 팬데믹 선언 등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글로벌 수요 위축, 공급망 교란 등으로 3월 이후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극복 지원을 위해 기존 1~3단계 대책과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긴급재난지원금 등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발표된 특단의 대책들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추가 대책도 지속적으로 찾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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