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 등 위험자산은 이미 V자 반등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데이브 알브리츠 뉴플릿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
"황소(강세장)를 연상시키는 랠리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 봉쇄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여전히 주식 등 위험자산을 짓누를 것이다." (켄 버만 고릴라트레이즈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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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 저점 대비 20% 상승…강세장 전환 시도━
3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최근 저점 대비 20% 넘게 반등했다. 지난 26일에 이어 두번째다. 통상 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은 강세장 전환 신호로 불린다.
만약 실제로 이번에 강세장으로 돌아선다면 지난 11일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들어선지 불과 약 20일만에 약세장을 탈출하는 셈이다.
이 경우 이번 약세장은 뉴욕증시 역사상 가장 짧은 약세장으로 기록된다. 그동안 뉴욕증시가 약세장을 탈출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평균 206거래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랠리가 '가짜 강세장 랠리'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클레이스의 매니시 데시판데 수석전략가는 "약세장에서 '가짜 강세장 랠리'는 희귀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적어도 바닥을 알 수 없는 공포의 폭락세는 일단락됐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모든 자산을 팔아 치우는 매도세는 끝난 것 같다"며 "파산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피하되 일부 주식 종목들은 당장 매수해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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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활절 정상화' 포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한달 연장━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0.70포인트(3.19%) 오른 2만2327.4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85.18포인트(3.35%) 상승한 2626.6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271.77포인트(3.62%) 뛴 7774.15로 마감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늦추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의 조기 해제를 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1개월 연장을 선택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장기적으론 이 결정 덕분에 추가적인 확진자 폭증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안도감이 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31일까지 보름 기한으로 발표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의 기간을 4월30일까지로 연장했다.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고 4월12일 '부활절'까지 정상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선호했지만, 이 경우 미국인 사망자가 최대 22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BK자산운용의 보리스 스클로스버그 상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전향적인 결정은 그가 비로소 상황을 심각하게 대하고 과학자들에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미국계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오는 9월부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는 소식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회사 측은 백신의 효과가 증명될 경우 내년초부터 긴급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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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셋 중 한명 실업자 된다"…연준, 대공황급 '실업대란' 경고━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최대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률이 32%까지 치솟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나왔지만,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가 앞서 제시한 실업률 추정치 30%보다 더 나아간 것이다.
만약 실업률이 실제로 32%까지 오른다면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대공황이 정점에 달했던 1933년에는 미국의 전체 실업률은 25%,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37%에 달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의 미구엘 파리아에카스트로는 "역사적 기준에서 볼 때 32%란 실업률은 아주 큰 숫자지만, 지금 상황은 지난 100년간 미국 경제가 경험한 어떤한 것과도 다른 특이한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의 효과 등은 고려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이 법안은 전국민 현금지급, 실업보험금 확대 뿐 아니라 직원을 해고하지 않은 사업장들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실제로 실업률은 이 수준까지 치솟지 않을 공산이 크다.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 2/4분기 미국의 실업률이 12.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역시 최근 10년간 본 적 없는 수준의 실업대란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의 실업률은 10%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달까지 미국의 실업률은 약 3.5%로 역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뉴욕, 펜실베니아, 일리노이, 코네티컷, 뉴저지, 워싱턴, 루이지애나주 등 최소 16개주가 외출금지령 또는 비(非)필수 사업장 폐쇄 명령을 발동하면서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 밖으로 내몰렸다.
이에 따라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28만3000건으로, 전주(28만1000건)의 약 12배로 폭증하는 등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이 현실화됐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26일~27일 이틀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이미 일자리를 잃었거나 직장 휴업 등으로 일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 가운데 2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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