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자 반등" vs "충격 아직"…뉴욕증시의 강세장 전환 도전기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3.31 07:29

[월가시각]


"지금 주식 등 위험자산은 이미 V자 반등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데이브 알브리츠 뉴플릿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

"황소(강세장)를 연상시키는 랠리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 봉쇄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여전히 주식 등 위험자산을 짓누를 것이다." (켄 버만 고릴라트레이즈 전략가)



다우지수, 저점 대비 20% 상승…강세장 전환 시도



3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최근 저점 대비 20% 넘게 반등했다. 지난 26일에 이어 두번째다. 통상 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은 강세장 전환 신호로 불린다.

만약 실제로 이번에 강세장으로 돌아선다면 지난 11일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들어선지 불과 약 20일만에 약세장을 탈출하는 셈이다.

이 경우 이번 약세장은 뉴욕증시 역사상 가장 짧은 약세장으로 기록된다. 그동안 뉴욕증시가 약세장을 탈출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평균 206거래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랠리가 '가짜 강세장 랠리'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클레이스의 매니시 데시판데 수석전략가는 "약세장에서 '가짜 강세장 랠리'는 희귀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적어도 바닥을 알 수 없는 공포의 폭락세는 일단락됐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모든 자산을 팔아 치우는 매도세는 끝난 것 같다"며 "파산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피하되 일부 주식 종목들은 당장 매수해도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부활절 정상화' 포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한달 연장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0.70포인트(3.19%) 오른 2만2327.4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85.18포인트(3.35%) 상승한 2626.6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271.77포인트(3.62%) 뛴 7774.15로 마감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늦추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의 조기 해제를 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1개월 연장을 선택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장기적으론 이 결정 덕분에 추가적인 확진자 폭증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안도감이 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31일까지 보름 기한으로 발표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의 기간을 4월30일까지로 연장했다.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고 4월12일 '부활절'까지 정상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선호했지만, 이 경우 미국인 사망자가 최대 22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BK자산운용의 보리스 스클로스버그 상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전향적인 결정은 그가 비로소 상황을 심각하게 대하고 과학자들에게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미국계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오는 9월부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는 소식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회사 측은 백신의 효과가 증명될 경우 내년초부터 긴급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인 셋 중 한명 실업자 된다"…연준, 대공황급 '실업대란' 경고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최대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률이 32%까지 치솟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나왔지만,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가 앞서 제시한 실업률 추정치 30%보다 더 나아간 것이다.

만약 실업률이 실제로 32%까지 오른다면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대공황이 정점에 달했던 1933년에는 미국의 전체 실업률은 25%,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37%에 달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의 미구엘 파리아에카스트로는 "역사적 기준에서 볼 때 32%란 실업률은 아주 큰 숫자지만, 지금 상황은 지난 100년간 미국 경제가 경험한 어떤한 것과도 다른 특이한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의 효과 등은 고려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이 법안은 전국민 현금지급, 실업보험금 확대 뿐 아니라 직원을 해고하지 않은 사업장들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실제로 실업률은 이 수준까지 치솟지 않을 공산이 크다.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 2/4분기 미국의 실업률이 12.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역시 최근 10년간 본 적 없는 수준의 실업대란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의 실업률은 10%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달까지 미국의 실업률은 약 3.5%로 역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뉴욕, 펜실베니아, 일리노이, 코네티컷, 뉴저지, 워싱턴, 루이지애나주 등 최소 16개주가 외출금지령 또는 비(非)필수 사업장 폐쇄 명령을 발동하면서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 밖으로 내몰렸다.

이에 따라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28만3000건으로, 전주(28만1000건)의 약 12배로 폭증하는 등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이 현실화됐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26일~27일 이틀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이미 일자리를 잃었거나 직장 휴업 등으로 일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 가운데 2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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