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서해수호의날 첫 참석, 천안함유족 "북한 소행인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20.03.27 14:11

[the300]전사자 모친 "늙은이 한 풀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올해 10주기인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에 의한 것이라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계속되는 논쟁을 보여주듯, 천안함 전사자 유족은 "북한 짓이라고 진실로 해본 일이 없다. 한을 풀어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직접 말하기도 했다.
[대전=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분향하는 가운데 한 유가족이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2020.03.27. dahora83@newsis.com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헌화·분향하고 기념사를 했다. 문 대통령이 분향하는 순간, 유가족 자격으로 뒷줄에 있던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 윤청자씨가 다가갔다. 참석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상황이다.

문 대통령 옆에 선 윤씨는 "이게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분향하던 중 고개를 돌려 윤씨 말을 듣고 "정부의 입장은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윤씨는 "그런디요, 여적지(여태) 북한 짓이라고 진실로 해본 일이 없다. 이 늙은이 한 좀 풀어주세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정부 공식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침몰을 '북한 어뢰의 수중 폭발에 의한 침몰'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걸 뜻한 걸로 보인다.

윤씨는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이 저더러 말할 때, 이게 어느 짓인지 모르겄다고…제가 가슴이 무너져요"라며 "한 좀 풀어주세요, 대통령께서 꼭 좀 풀어주세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걱정하시는 거 정부가 (챙기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관계자가 윤씨를 뒷줄로 안내했다. 문 대통령과 옆에 선 김정숙 여사는 분향을 마친 후 묵념했다.



文, 서해수호의날 첫 참석



문 대통령은 이어진 기념사에서 북한을 겨냥한 표현은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다. 다만 "2018년에는 남북 간 ‘9·19 군사합의’로 서해 바다에서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해수호 영웅들이 지켜낸 NLL(북방한계선)에서는 한 건의 무력충돌도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천안함 46용사 추모비’가 세워진 평택 2함대 사령부와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서, 후배들이 굳건히 우리 영토와 영해를 수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해수호 영웅들의 이야기는 자랑스러운 애국의 역사가 되어 미래 세대에게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서해의 남북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이다. 2016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됐고 올해 5회째다.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건 취임후 처음이다. 2018년, 2019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아 보수진영의 비판을 샀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줄곧 전사자들을 기리고 추모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정우 청와대 춘추관장은 "2018년 서해수호의 날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방문 중이었다"며 "(그해) 6월6일 제63회 현충일 추념식 본식이 끝난 후 천안함 46용사, 제2연평해전 전사자,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다"고 밝혔다.

또 "2019년 ‘사람과 로봇이 함께하는 미래, 대구가 열어가겠습니다’라는 대구 경제투어를 했다"며 "문 대통령은 SNS 등 메시지를 통해 서해수호의 날의 의미를 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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