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네수엘라 마두로 '마약테러' 기소…184억원 현상금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3.27 10:41

미 당국의 현직 국가 원수 기소는 이례적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 /사진=AFP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테러 혐의로 기소했다. 미 당국이 현직 국가 원수를 기소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며 마두로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려는 노력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26일(현지시간) WSJ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 마약테러(narcoterrorism)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정권 인사 중에는 2인자로 불리는 디오스다도 카베요 제헌의회 의장과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 등이 포함됐다.

바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 등이 콜롬비아 옛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등과 공모해 미국에 코카인이 넘쳐나게 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으로 200~250톤의 코카인이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국민이 고통받는 동안 이들은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웠다"며 "마두로 정권은 부패와 범죄로 뒤덮여 있다"고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은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정부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국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와 유죄 선고로 이어지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500만달러(약 184억원)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4명의 마두로 측근에게도 인당 10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렸다.

WSJ는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돼 미국에 구금될 것 같지는 않지만 마두로 정권의 활동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그의 정치적 지지도를 손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의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인 호르헤 아르레자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TV연설을 통해 "참담하고 천박하고 근거 없는 비난이 담긴 새로운 방식의 쿠데타"라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도 기소 사실이 전해진 뒤 트위터에서 "미국이 콜롬비아와 공모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나는 국가 원수로서 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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