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거래는 고스란히 대학가 원룸 임대 통계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29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올해 1월 서울시 원룸 평균 월세는 55만원으로 작년 말부터 2개월 연속 오름세였다. 특히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 월세는 54만원으로 작년 7월 이후 최고 시세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2월 주요 대학가 원룸 월세는 대폭 하락세로 반전했다. 서울 회기동 경희대 주변 원룸 월세(43만 원)가 전월 대비 9% 하락했고, 신림동 서울대(38만 원)도 같은 기간 5% 내렸다. 또 고려대(42만 원), 한양대(46만 원)도 각각 5%, 4%씩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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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던 사람 떠나고, 오는 사람 없는 대학가 원룸촌━
건국대 주변에서 원룸 임대업을 하는 C씨는 한 달 넘도록 방이 비어 있어 고민이다. C씨는 "비싸지 않은 방이라 학기 초에는 무조건 나가는 방인데, 나가기는커녕 한 달 가까이 보러 오는 사람이 아예 없다"며 "올해는 코로나 사태를 고려해 월세를 많이 내렸는데도 이 모양"이라고 말했다. C씨의 원룸은 이전 세입자는 보증금 500만원 월세 40만에 살았지만, 지금은 보증금 300만원 월세 35만원에 내놓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임대업뿐만 아니라 대학가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 C씨는 "유학생도 대학생도 없고, 대학가에 발길이 끊기며 상점가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일자리를 잃었다"며 "방이 빈 이유도 건국대 인근이 직장이던 세입자가 일자리를 잃고 지방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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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은 마쳤는데…월세만 나가고 개강은 멀고━
한양대 3학년 D씨(23)는 군 전역 후 복학했다. 2월 말 학교 근처 왕십리에 월세 45만원짜리 방을 구했지만, 온라인 강의만 진행 중이라 사실상 필요 없는 돈을 쓴 셈이다. 같은 대학 3학년 E씨(21)도 지방 부모님 댁에서 지내면서, 서울 원룸 월세로 매달 55만원씩을 낸다.
연세대 3학년 F씨(23)의 원룸은 전세지만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F씨는 "보증금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월세만큼은 아니지만 이자가 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오프라인 개강 연기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본다. D씨는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답답하고 돈이 아깝겠지만, 더 이상의 확진자 없이 상황이 종료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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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근처도 못가는데…유학생은 더 답답하다━
중국 대학에 다니는 G씨(23)는 현지 원룸에 한 달에 2800위안(약 48만원)을 낸다. 특히 중국 정부는 28일부터 중국 비자와 거류허가증을 가진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 언제 원룸에 가볼지 기약이 없다. G씨는 "중국은 보증금으로 세 달치 월세를 내고, 세입자가 계약 기간을 어기면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구조"라며 "중국에 못 가니 짐을 못 빼고, 보증금도 잃을 수 있으니 빈방에 월세를 낸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H씨도 "(유럽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오프라인 수업이 취소되고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라며 "한 달에 원룸에 80유로(약 11만원)씩 월세를 지출한다. 온라인 수업을 들어 월세가 아깝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별수 없어서 그냥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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