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한돈풀기'에 채권금리 (-)…달러 광풍 숨고르기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0.03.26 14:01
/사진=AFP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가 시장에 조심스레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초단기물이긴 하나 미 국채 금리가 4년 반 만에 '마이너스' 수준으로 내려가는 등 강세를 보였다.

지난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채권시장에서 장 중 한 때 1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이 -0.053%까지 떨어졌고 3개월물은 -0.33%까지 내려갔다. CNBC에 따르면 이들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에 머문 것은 2015년 이후 약 4년 반 만이다.

채권 수익률이 내린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그만큼 사려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마이너스 금리인데도 산다는 것은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해서다.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와 일본 등은 이미 오랜 기간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날 금융서비스 제공업체 '액션 이코노믹스'의 킴 루퍼트 글로벌 채권 담당 이사는 "며칠 전 모두가 현금을 확보하려 가진 모든 것을 파는 것을 봤다"며 "하지만 연준이 내놓은 정책으로 채권시장은 훨씬 더 안전해졌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시중 유동성 공급을 위한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이 현금 매집(달러 보유)의 광풍을 멎게 하고 투자자들이 점차 자산 투자에 눈을 돌리게 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지만 최근 시장에 신용 경색 및 경기 침체 공포가 극대화되면서 이마저도 매도하는 경향이 나타났었다. 위험자산인 주식은 물론이고 안전자산 국채마저 내다 파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연준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0.25%, 사실상 '제로금리'로 내린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긴급 성명을 통해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필요로 하는 만큼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액을 명시하지 않아 사실상 무제한 달러화 풀기에 나선 것으로 읽혔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없던 파격 조치였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마침내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사실상 무한정이 될 것이란 사실을 소화하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지난주 봤던 매도세에서 약간의 반전을 보기 시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DXY)도 안정세를 찾아가는 중이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지난 20일 102.8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오름세가 꺾여 현재 100.8 수준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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