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빚 편하게 내세요" 은행 외화건전성 규제 선제완화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 2020.03.26 10:06
국내 증시가 또 다시 급락 마감한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 거래일 대비 원/달러 환율 20원 오른 1266.5원을 나타내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부가 금융사의 단기 외채에 부과하던 부담금을 면제한다. 고유동성 외화자산을 보유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제도 완화한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자칫 국내에 달러가 모자랄까봐 선제적으로 달러를 원활히 수급하도록 길을 열어두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국내 외화유동성 현황을 점검하고 외환건전성 제도 조정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4~6월 외화부채에 대한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면제한다. 지난해 확정돼 올해 징수 예정인 부담금은 분할납부를 확대한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만기가 1년 이하인 비예금성 외화부채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하고 이를 위기시 유동성 공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은행은 10bp(0.1%포인트), 외화부채가 1000만달러를 넘는 증권·카드·보험사 및 지방은행은 5bp의 요율을 적용 받는다.

정부는 금융기관들이 외화를 공급하는 데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021년 징수 부담금 중 올해 4~6월 잔액에 대한 부담금을 면제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면제도 검토한다. 당초 2차례에 걸쳐 5대5 비율로 납부가 가능한 분할납부 비율도 1대9로 조정한다. 2회차 부담금 납부기한도 회계연도 종료 이후 10개월에서 12개월 내로 연장한다.

또 현행 80%인 외화 LCR(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을 5월말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70%로 적용한다. 외화 LCR은 향후 30일간 순외화유출 대비 고유동성 외화자산의 비율이다.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현재 국내 일반·특수은행 모두 규제비율을 웃도는 등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외화 LCR 규제 완화로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수급에 선제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전세계적으로 달러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외화유동성 여건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는 가운데 나왔다. 해외차입은 2월 중순 이후 공모채권 발행이 중단되고 단기물(사모, CP 등) 중심으로 조달이 이뤄지고 있으나, 차입금리가 오르고 있다.

국내 외환스와프 시장에서는 달러수요 증가로 유동성 지표인 스와프 포인트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외화유동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건전성 제도를 선제적으로 조정한 것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은행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국내은행 40%에서 50%로, 외은지점 200%에서 250%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베스트 클릭

  1. 1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2. 2 짓밟고 헤어드라이기 학대…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9살 의붓아들 [뉴스속오늘]
  3. 3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
  4. 4 "1m 도마뱀 돌아다녀" 재난문자에 김포 '발칵'…3시간 만에 포획
  5. 5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