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의료시스템 붕괴 위기 '원격의료'로 막는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20.03.29 16:14

[코로나發 원격진료시대]

편집자주 |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환자와 병원, 약국을 연결해 비대면으로 진료하는 것은 물론 약 처방도 가능하다. 원격의료에 참여한 의사와 환자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병원 내 감염 우려는 물론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에 대한 전면적인 도입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병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중앙모니터링본부에서 의료진이 화상통화를 통해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의 상태를 확인 중이다./사진=서울대병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병원 내 감염은 치명률을 높이고, 의료 인력 공백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최근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원격의료가 주목받고 있다. 원격의료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가 등장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원격의료로 코로나19 환자 진료


서울대병원은 원격의료를 도입해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문경 서울대병원 인재원)를 운영 중이다. 서울대병원 본원에 모니터링 본부를 설치하고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에도 전산망을 깔았다.

현재 서울대병원 생활치료센터 전담인력은 의사 4명, 간호사 13명이다. 서울대병원 간호사들은 하루 두 번, 의사들은 이틀에 한 번 영상통화를 이용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코로나19 경증 환자의 상태를 살핀다.

환자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생활치료센터에 마련된 장비들로 스스로 맥박, 산소포화도, 체온을 재면 수치가 바로 중앙모니터링센터로 전송된다. 엑스레이 검사 등도 서울대병원으로 전송되고,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판독한다.

만약 원격의료로 판독한 결과, 이상이 발견되면 환자를 생활치료센터에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시킨다.


의료기관 내 감염 36%…"원격의료로 접촉 최소화"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가 화상통화를 통해 서울대병원 본원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고있다./사진=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이 이처럼 원격의료를 도입한 것은 코로나19의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27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 92건 중 의료기관 내 감염이 차지하는 비중은 35.9%다.

병원 내 감염은 고위험군인 환자와 의료진이 감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집단감염보다 위험하다. 코로나19 치명률이 올라가고, 가뜩이나 부족한 의료진 인력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중앙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하면 직접 대면해서 진료하는 것보다 감염확산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적은 인력으로도 효율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점도 원격의료의 장점이다. 코로나19 환자를 대면 진료하기 위해서는 의료진들이 레벨D 보호구를 착용해야 하고,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원격의료를 활용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5대 대형병원 전화 등 원격의료 수백건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한 것도 우선적으로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화 진료를 포함해 원격의료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지난달 26일 기준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21곳 △종합병원·병원 169곳 중 94곳 △의원 707곳 중 508곳이다.

국내 5대 대형병원 중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은 대구·경북지역 일반 환자에 한해서만 원격의료를 서비스 중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인 만큼 해당 지역 의료 공백과 추가 감염을 고려해 지역을 특정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예약한 환자들 혹은 재진 환자 중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서 원격의료를 시행 중이고, 세브란스병원은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0건이 넘는 원격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약 한 달 간 원격의료가 이뤄진 결과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는 모두 높은 편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경우 원격의료로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며 "의료진들도 고위험군 환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점에 대해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로 환자들이 병원 내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줄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원격의료 덕분에 병원을 직접 찾는 환자들이 감소하고, 진료 대기 시간이 줄어들었다"며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적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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