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초기에 발빠르게 중국 본토인 입국을 금지시키는 등 강력 대응으로 확진자수가 100여명에 머물렀던 홍콩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가 팬데믹(글로벌 대유행병)이 되면서 중국 본토만 감염 유입원이 아닌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홍콩에는 미국, 유럽발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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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외국인 입국금지…홍콩 거주자는 14일 자가격리 ━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25일 0시(현지시간)부터는 모든 외국인 관광객의 입경을 전면 금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외국인이 홍콩을 경유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 조치는 25일부터 14일 동안 시행되며, 이후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홍콩 거주자와 중국 본토인, 마카오인, 대만인의 입경은 허용되지만 이들은 입경 즉시 14일 자가격리에 처하게 된다. 최근 해외여행을 한 중국 본토인과 마카오인, 대만인은 입경이 아예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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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서 집단감염 나오면서 술 판매 금지 ━
홍콩 정부의 이같은 초강경책 시행은 코로나19 유입 경로가 다양해진 데다, 지난주 홍콩 최대 유흥가 란콰이퐁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람 장관은 "사람들이 술을 먹으면 경계가 풀어지고 밀접 접촉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해변가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으며, 감염자 중 한 명이 결혼식 이후 란콰이퐁의 바를 방문했다.
외국인 중에 자가격리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외국인은 700만여명 홍콩 인구중 9%가량이다. 외국인 5명이 최근 자가격리 명령을 어기고 무단이탈해 법 집행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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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사스' 트라우마━
2월 3일 홍콩 의사·간호사 2400여명은 "중국과 통행을 전면 중단하라"며 파업을 벌였다. 시민들은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전면적으로 봉쇄할 것을 주장하면서 사제폭탄을 터뜨리거나 경찰서에 화염병을 투척했다.
다음 날 홍콩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고 나서 람 행정장관은 중국 본토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입경 통제를 발표했다.
AFP통신은 "초기 중국과 국경을 봉쇄한 데다 홍콩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다. 손 청결 및 사회적 거리두기도 열심히 하면서 확진자수를 줄여왔지만 최근 들어 유럽·미국발 감염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24일 현재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56명, 사망자는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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