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참여자, 정상적 관계에서 만족 못 얻을 것…치료 필요"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20.03.23 11:37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내용의 영상물을 공유하는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일명 ‘박사’로 지목되는 20대 남성 조모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아동 성착취물 등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이 알려지며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박사방' 운영자 조씨를 비롯한 채팅방 운영진들은 피해 여성들의 신상 정보를 알아내 협박하고,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물을 찍게했다. 박사방의 경우 유료 회원수만 1만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나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것일까.



공정식 "운영자는 경제적 목적…참여자는 관음증적 성향"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전문가들은 운영진들이 성착취 영상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을 만든 배경에는 낮은 도덕성, 이상 성욕을 비롯해 경제적 목적, 자만심 등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3일 채팅방 운영자들의 심리에 대해 "근본적으로는 경제적 목적(이욕)이 있었다고 보여진다"며 "변태적인 이상 성욕을 가지고 (이를) 표출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여자들에게) 일종의 혜택을 주는 것처럼 잘못된 자만심이나 '나를 잡을 수 있겠냐'는 과도한 자존감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것들이 모여 (조씨 등이) 오랜 기간 동안 잡히지 않고 행위를 하게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지급하는 가상화폐 액수에 따라 더 높은 수위의 영상을 볼 수 있도록 3단계로 유료 대화방을 나눠 운영했다. 유료 대화방의 입장료는 1단계 20만~25만원, 2단계 70만원, 3단계 15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박사방 인원이 많을 때에는 참여인원이 1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공 교수는 채팅방 참여자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하려는 관음증적 성향 같은 욕구들이 반영됐다"며 "또 그 방들이 은밀하게 잘 유지가 된다는 점에서 신분 노출이 안 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 이런 것들이 변태적인 그룹을 형성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수정 "처벌 받을 리 없다는 확신…성 도착, 치료 필요한 대상"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23일 CBS라디오 '김형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행법상 자기네들이 처벌을 받을 리 없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도덕적인 해이. 그런 것들이 아주 만연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당히 가장 높은 등급의 사람들은 이미 성 일탈, 예컨대 도착이 심하게 진행이 돼서 그런 분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적인 관계에서는 도저히 만족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심지어는 치료도 필요한 대상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채팅방 참여자들은 성기에 이물질을 삽입하고, 칼로 몸을 스스로 긋게 하는 등 가학적 행위를 피해자들에게 시켰다. 조씨의 경우 피해자가 스스로 몸에 '박사', '노예'라는 글을 새기도록 했고, 채팅방 회원에게 미성년자를 성폭행하도록 지시했다.



공범도 몰랐던 박사 얼굴…"온라인으로 거대한 변태 성향 집단 만들어"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내용의 영상물을 공유하는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일명 ‘박사’로 지목되는 20대 남성 조모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박사방에는 일명 '직원'들이 있었는데 조씨는 직원 누구와도 대면하지 않고 오로지 메신저로만 범행을 지시했다. 경찰은 "조씨는 자신이 노출되지 않도록 텔레그램으로만 범행을 지시했다"며 "공범들과도 일체 접촉하지 않는 주도면밀한 행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박사방 운영 행태에 대해 "이 조직은 사실은 보이스피싱 조직하고 굉장히 비슷하다"며 "옛날의 조직 범죄처럼 얼굴을 만나서 무슨 합의를 하고 명단을 만들고 이러한 상황 없이 온라인에서 여러 가지 서로 간에 불법 행위를 해가면서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결국에는 너도 불법이고 나도 불법이니까 신고할 염려가 없다는 게 확인이 될 때 일종의 만나지 않은 온라인 조직으로 탄생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 교수는 "통상 성범죄는 대부분 대면 관계인데, 온라인은 비대면 관계이고 상당히 광역성을 갖고 있다"며 "그러기 때문에 온라인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쉽게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게 돼 거대한 변태 성향 집단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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