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 '코로나 패닉'…3월에도 자동차 수출 -13.5%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 2020.03.23 10:30
3월 1~19일 자동차 생산 내수 수출 비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중국과 국내 '코로나19'(COVID-19) 확산 여파로 셧다운(가동중단) 위기에 몰렸던 국내 자동차업계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으로 코로나19 공포가 퍼지면서 2월에 이어 3월 중순까지 일평균 자동차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중국발 부품대란 극복한 車업계…3월에도 부진 장기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본사 정문앞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발열 체크 하고 있다 .2020.02.26. /사진=뉴시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19일 국내 자동차 수출 대수는 11만8995대로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했다. 하지만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량은 13.5% 쪼그라든 8500대에 그쳤다. 같은기간 일평균 생산량도 전년대비 8.1% 줄었다.

2월 자동차 수출이 전년대비 25% 감소한 데 이어 3월에도 부진 흐름이 이어진 것은 이달 들어 유럽, 미국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발발 초기였던 2월, 국내 완성차 공장은 잇따라 셧다운을 경험했다. 와이어링 하네스 등 중국산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은 데다 확진자 발생으로 방역 작업을 위해 공장을 멈춰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국 당국과 외교채널을 통해 2월 초에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40개 공장 중 27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협의했다. 철저한 방역과 마스크 공급, 부품 재고 확보를 지원하면서 2월 57%로 떨어졌던 국내 완성차공장 가동률은 3월 첫째주부터 완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3월 들어 코로나19가 팬데믹 국면에 접어들며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길어지고 있다.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과 미국 내 완성차 공장과 판매점이 휴업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은 한국 완성차 수출의 69.1%, 부품 수출의 54.2%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인 만큼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럽에서 수입하는 부품이 수급 차질을 빚으며 제2의 와이어링 하네스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공공기관 차량 조기구매·재고 확보 신속 통관 지원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154명으로 증가한 22일 오후 한 자동차 부품공장 정문에 발열체크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정부는 자동차 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국내 완성차업체별 협력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자동차 업계가 현재 위기상황을 돌파해 나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유럽발 부품 수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가기로 했다. 유럽에서 많이 수입하는 부품의 재고 상황을 점검한 결과, 현 시점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1~2개월 이상 재고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업계가 안전재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신속 통관과 수송편의 등을 도울 계획이다.

또 완성차 수출 감소로 줄어든 일감을 내수 판매를 통해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인 신차 개별소비세 70% 인하 정책의 효과로 이달 1~19일 일평균 내수 판매량은 전년대비 0.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정부는 이에 더해 행정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차량 구매 계획을 앞당기도록 독려하는 등 추가 내수 진작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유동성 위기 뚫자…추가 금융지원 방안 마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아울러 부품기업이 호소하는 유동성 공급에도 나선다. 간담회에 참석한 협력업체 대표들은 "코로나19로 부품업계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며 "운영자금 대출, 기존자금 상환 유예 등 과감한 금융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주력산업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자동차 부품 기술개발 자금 3200억원을 상반기 중으로 신속히 집행할 계획이다. 또 지난주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마련한 50조원 규모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 이어 추가 기업 금융지원 방안 발표를 추진한다.

성 장관은 "산업부는 추가적인 경영안정 지원 프로그램을 금융당국과 협의중"이라며 "이미 운영중인 지원방안을 포함해 금융 지원대책이 업계에게 잘 지원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완성차 업계는 부품업체들에 대한 상생 협력을 확대하고, 노사는 합심해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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