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호소했는데…오늘도 모여 예배 드리는 교회 있다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 2020.03.22 04:24
목사 부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도와 가족 등을 포함해 40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 이들 40명의 확진자 외에 8명이 재검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58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은혜의 강 교회 코로나19 확진자는 앞서 목사 부부를 비롯해 46명으로 늘었다. 은혜의 강 교회는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자진 폐쇄한 상태다. 지나 16일 오전 경기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앞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교회 주일 예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가 비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집단으로 모여 드리는 현장 예배에 대해 우려를 표했지만 여전히 모이겠다는 교회가 있어서다.

지난 19~21일 지자체별로 22일 교회 예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 교회 곳곳에서 주일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전북도청이 성인 신도 300명 이상의 도내 주요 교회 100곳을 대상으로 예예배 계획을 조사한 결과 35곳이 기존대로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에서도 교회 1451곳 중 296곳이 현장 예배를 진행할 전망이다. 생명수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천시에서도 현장 예배가 진행된다. 부천시가 지난 19일 교회 1113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553곳이 22일 현장 예배를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전북 익산시가 시내 교회 657곳을 조사한 결과예서도 80%인 525곳이 모여 예배를 드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수천명의 확진자가 나온 대구에서도 예배는 진행된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소속 1482개 교회 가운데 5∼6개 교회는 이날 예배를 진행할 예정이다.

충북 지역 개신교 교회 1967곳 가운데 718곳(37%)도 현장 예예배를 드린다.


경기도·서울시 '행정명령' 경고…문재인 대통령 "지자체 지지"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확진을 받은 상담원이 예배를 본 부천 생명수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1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 생명수교회 예배실 입구가 자물쇠로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집단 예배 중지 권고에도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교회가 나오며 지자체는 비상이다.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건 경기도다. 경기도는 지난 17일 코로나19 감염예방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교회 137곳에 대해 처음으로 '밀접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당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집회제한명령을 어길 경우 관련법에 따른 형사처벌과 제한 명령 위반으로 발생한 감염 관련 방역비용 구상청구가 불가피하다"며 "(감염예방수칙)위반 즉시 전면집회금지 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감염예방 수칙은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증상 확인 △손 소독 △마스크 착용 △간격유지 2미터 △집회 전후 시설소독 △교회내 단체 식사 금지 △시간대별 집회 참여자 인적사항 기재 보관 등

서울시도 지난 20일 주말 현장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에 대해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치료·방역비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다. 서울시 자치구 공무원들은 이날 지역을 돌면서 예배를 강행한 교회가 서울시가 제시한 7대 예방수칙을 준수하는지 살필 계획이다.


정부도 지자체를 지지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다시 주말을 맞았다. 많은 교회들이 협조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러나 여전히 예배를 열겠다는 교회들이 적지 않아 걱정"이라며 "종교집회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취하고 있는 조치를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1일 "감염 수칙을 위반하는 경우 행정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며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명령의 주체자는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0명 내외 중소형 교회 예의주시…"감염 예방 수칙 지켜야"


지난 19일 대구 중구 웨딩거리에서 50사단 장병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자체가 예의주시하는 곳은 교인 100~300명 가량의 중소형 교회들이다. 지금까지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 성남 은혜의강교회, 부천시 생명수교회 등이 모두 중소형 교회인데 감염예방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손수호 변호사는 지난 1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중소형 교회들이 유독 현장 예배를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온라인 예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의 교회 중에 신도, 성도가 100명 이하인 작은 교회가 전체의 무려 70% 이상"이라며 "방송 시설이 아예 없거나 또는 목사가 연로하기 때문에 온라인에 익숙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은 교회에서는 증상 확인, 손 소독제 비치, 방역 등 예방수칙을 지키기 어렵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예방수칙을 지킬 수 없다면 집단 예배를 자제하고 온라인 예배가 어려운 경우 기독교 방송예서 제공하는 예배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비말이 튈 정도의 거리에 있으면 감염될 수 있다"며 "밀착 접촉을 조심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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