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콜센터 인력축소, 상담사 소득 양극화 어쩌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20.03.23 04:51
(서울=뉴스1) = 서울 동작구 동 방역소독반이 13일 흑석동 한 대학병원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동작구청 제공) 2020.3.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융권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콜센터 인력 축소를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권 상담사들은 유급휴가 방식으로 소득을 보전 받지만 그렇지 못한 상담사도 많아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금융 콜센터 인력축소 본격화, 은행권 유급휴가 움직임



(서울=뉴스1) = SK텔레콤이 최근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90명 이상 집단감염되는 등 콜센터 감염위험이 크게 부각되자 12일 희망자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사진은 서비스에이스 고척 고객센터 모습. (SK텔레콤 제공) 2020.3.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 금융회사는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업장 집중관리 지침'과 '금융위원회의 금융권 콜센터 코로나19 감염 위험 예방 관련 회의 결과를 토대로 감염병 예방정책을 콜센터에 적용 중이다.

구체적으로 △상담사 간 좌석 간격 1.5m 확보 △상담사 칸막이 최하 60㎝ 이상 유지 △교대 근무 등 사업장 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집단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사업장 내 밀집도를 기존보다 2분의 1로 낮추겠다는 취지인데, 모든 사업장에 여유 공간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이런 경우는 3교대 등 교대근무나 분산근무, 재택근무 등을 통해 이격거리를 늘릴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상담사들의 근무일이 줄어들어 소득도 감소한다.

이에 은행 등 일부 금융사는 콜센터 직원들의 고용과 소득안정 유지를 위해 유급휴가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를 쓰되, 월급을 주기 때문에 사실상의 소득보전인 셈이다. 2금융권보다 콜센터 상담사 수가 적고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은행권은 상담사에 대한 유급 휴가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체근무지를 늘리는 것보다 차라리 급여를 보장해 주면서 쉬게 하는 것이 비용면에서도 낫다는 것이다.

하지만 2금융권에서는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보험업권은 TM(텔레마케팅) 상담사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은 실적에 따라 급여를 받는 설계사와 지위가 같다. TM 상담사에 대해 소득을 보전해주면 설계사들과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현재 설계사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득이 급감한 상태다. 보험업계 콜센터 직원은 TM 상담사를 포함해 약 3만명인데,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약 20만명에 달한다.



소득보전 제각각, 양극화 심화될 듯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120 경기도콜센터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20.3.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융당국도 이 같은 현실적인 한계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성과급 체계로 운영되는 곳까지 유급휴가를 권고할 순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금융업권에 콜센터 직원들의 고용과 소득안정 유지에 최대한 노력해달라며 사실상 소득이 줄어들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결국 같은 콜센터 직원이라도 소속과 업무에 따라 소득 보전 여부가 갈리는 양극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할 경우 이로 인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TM 상담사 비중이 제각각이고 외주 업체에 맡기는 비중도 높은 편"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이들에 대한 소득을 보전해 줄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홈쇼핑 등 유통업계는 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가 비교적 유연해 유급휴가를 진행하는 회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사의 상담사들이 개인정보를 포함해 금융정보를 다루는 반면 유통업계는 민감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콜센터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재택근무를 활성화하고 있다"며 "아직 상담사에 대한 유급휴가 등을 검토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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