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병원을 가지 않고 의사한테 진료를 받는다. 내복약 처방도 받고, 약도 택배나 대리인을 통해 수령할 수 있다.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비대면 원격의료 서비스'다.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전화 진료 등 원격의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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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원격의료 10여분 통화 후 약 처방━
열, 기침, 호흡 등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문진과 간단한 일반 증상까지 진료,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먼저 코로나19 의심증상 관련 문진표부터 작성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심각하면 1339 콜센터로 안내를 받게 된다.
접수 완료 후 'OO가정의원'이라며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본인 확인과 약을 받을 약국을 지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몇 분 뒤 의사한테서 전화가 왔다. 증상이나 약 부작용 여부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다. 전화로 진료를 받는 과정은 생소했다. 묻고 답하는 통화가 10분가량 이어졌다. 대면 진료 때보다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직접 안 봐도 괜찮은 거냐고 묻자 "직접 진찰을 하는 게 가장 정확하겠지만, 경증은 전화 상담으로도 충분하다"며 "처방약은 쉽게 구할 수 있고, 부작용 우려도 적은 가장 보편적인 약들로만 처방한다"고 답했다.
통화가 끝나자 진료비 6000원과 계좌번호가 메시지로 왔다. 결제를 하고 약국에 가니 처방약이 이미 준비돼 있었다. 다음날 오전에 담당 의사한테 다시 연락이 왔다. '오늘 상태는 어떠냐'며 경과를 물어왔다. 그는 "코로나19 우려에 병원을 직접 방문하는 게 망설여질 수 있다"면서 "그래도 상태가 나빠지면 병원을 방문해서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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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도 전화 등 원격의료 수 천건━
치과 온라인 상담·예약서비스를 운영하던 오닥터가 이달 10일께 시작한 '코로나119' 원격의료의 누적 상담 신청 수는 2061건이다. 굿닥과 메디히어, 똑닥 등까지 더하면 누적 진료 수는 5000건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재 이들 스타트업과 연계해 원격의료 가능한 1차 병원 수는 150여곳이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한시적으로 환자와 병원, 약국을 연결해 원격의료∙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처방약은 가까운 약국을 지정하면 원격의료를 받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약국으로 발송해준다. 직접 수령하거나 택백, 대리수령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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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경증 환자나 의료진 모두 만족━
국내 5대 대형병원인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에서도 원격의료를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 내 병원에서 원격의료 서비스 중인 의사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등의 외부 이동을 최소화하고, 경증환자들의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의료진들도 병원 내 감염 우려나 업무부담을 덜 수 있어서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면적인 원격의료 허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대한의사협회 등은 기존 1,2,3차 병원의 의료전달체계를 무너트릴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1차 병원을 중심으로 감염병 관련 의료체계를 재정비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상급병원까지 적용하기엔 오진 위험성 등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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