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준 한국을 출발한 여행객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174개국이다. 이들 국가에 연인이 있는 사람들은 현대판 '견우와 직녀'가 된 셈이다.
국제커플은 지난 3년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외국인과의 혼인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한 2만 3600건으로, 전체 혼인 건수(23만 9200건)의 10%에 달했다. 결혼까지 '골인'하지 않은 커플은 훨씬 더 많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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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만나러 가면 전자팔찌 채운대요"━
A씨는 "내가 대만에 가도 14일간 격리해야 하고, 대만 정부가 외국인들에게 위치 추적 전자팔찌를 채운다는 얘기가 있더라"며 "여자인구도 나도 오갈 수 없는 상황에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남편이 미 공군에서 일하는 B씨(34)는 며칠째 남편을 만나러 갈 비행기표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B씨는 "남편이 있는 미국도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걱정"이라면서 "화상통화할 때마다 남편 얼굴이 초췌해 보여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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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언제 이어질까…외교부 "전망 불투명"━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끊어진 '오작교'는 당분간 이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가장 많은 국제결혼 국가(2019년 기준)인 베트남은 18일부터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두 번째로 많은 '국제커플' 출신국인 중국은 국외 유입 모든 내외국민을 대상으로 14일간 지정시설 격리 조치를 내렸다. 여자친구가 베이징 유학 중인 C씨(26)는 "직장·학교 등 개인 일정이 있는데 격리 시간을 14일이나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중국에 오지 말라'는 얘기"라며 답답해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언제까지 입국 금지 조치가 이어질지 구체적인 전망은 불투명하다"면서 "이란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가의 방문 등 다양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연인을 만나지 못하는 등) 국민들의 불편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현지 대사관과 협력해 항공편을 마련하는 등 불편 최소화를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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