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첫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대출한다면서 서류 준비나 절차 때문에 두 달 석 달 걸린다면 그것은 아무 소용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책의 집행을 신속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경영계, 노동계, 중소기업, 벤처, 금융당국까지 아우른 주요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이같이 민생지원 대책의 속도를 강조했다.
참석한 경영계에서는 "자금경색을 느끼는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다"(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법인세 인하 검토"(손경식 한국경총 회장) 등 의견이 나왔다. 경영계는 재난기본소득 개념에 부정적인 반면 노동계는 "생계비 지원"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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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속도, 속도" ━
문 대통령은 "정부는 ‘방역이 최선의 경제 대책’이라는 생각으로 감염병의 확산을 차단하고, 경제를 지켜나가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중대본 역할을 할 ‘비상경제회의’를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여 비상경제 상황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례에 얽매이지 않고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선제적이고 과감하며 충분한 대책들을 추가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안정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도 속도를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출을 예로 들며 "무엇보다 현장에서 직접 실행되는, 은행창구에서 실행되는 속도가 높아질 필요가 있다"며 "속도를 높이는 데에 정부나 금융당국의 의지도 중요하나 경제주체들의 적극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 수급대책을 포함, 평소 정부정책에 국민체감을 강조해왔다. 특히 코로나 사태는 "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하고, 전례없는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비상상황을 맞아 '체감론'이 '속도론'으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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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제회의에서 결단"━
문 대통령은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아주 엄중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보건 위기와 경제 위기가 한꺼번에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크게 걱정되는 것은 경제, 그리고 민생"이라며 "문제는 우리만 잘 극복한다고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추경을 포함하여 총 32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을 실행할 것"이라며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는 물론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영세 사업장에 대한 임금보조, 저소득층 소비 여력 확충과 고용 유지 지원 등 민생경제 안정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개별금융사가 아닌 범금융기관 협약식 등 공동행동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방안"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건의에 대해 "보다 더 큰 결단이 필요한 일이라면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결단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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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일부 지자체, 현금 주자는데.."━
손 회장은 "최근 일부 지자체가 개인에 현금을 주자는 주장을 한다"며 "현금보다는 경제 주체의 소비를 유발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난에 처한 기업을 위해 △금융기관 대출 완화 △신용대출 확대 △본예산과 추경 조기 집행 △항공운수 및 면세업체가 공공기관에 납부하는 공항사용료 한시적 대폭 인하 △과감한 규제 해제 △통화스와프 확대, 특별근로시간 확대 △특별연장근로제 보완 입법 △국민연금 및 4대 보험료 납부 유예 등을 제시했다.
손 회장은 "노사가 고통을 분담해 기업을 살려야 한다"며 "상징적으로 법인세 인하를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박용만 회장은 "자금경색을 느끼는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았으나 스피드(속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행정비용을 줄여야 한다"며 "스피드를 건너뛰는 파격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기업인 입국 제한 허용에 관해선 "재계도 각국에 편지를 보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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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생계비 절실" ━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집회 연기 뿐 아니라 대책을 세우는 자리에 참여해 대화하겠다"며 "과감한 재정확대를 위해 토론을 함께하면서 스스로도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논의를 통해 구체적 대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그간 사회적 약자가 더 약한 사람을 밀어내는 식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며 "(과거와 다르려면) 재난 시 사회공동체가 나를 방치하지 않는다고 믿어야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사가 함께한 것만으로 의미있다고 봤다. 문 위원장은 "노사가 모두 성숙한 모습"이라며 "사회적 합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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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참석자━
◆정부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여당 : △이인영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청와대 :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황덕순 일자리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박복영 경제보좌관 △강민석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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