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 좋은데 보유세 늘어난 다주택자…"시장 변곡점 온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0.03.18 15:12

[2020 공동주택 공시가]전문가 분석과 시장영향 전망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18일 발표한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아 다주택자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보유세 부과 기준일인 6월 1일을 앞두고 절세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매물량과 출현 지역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다주택자 세부담 증대…매매보다 증여 선택할 가능성도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일수록 시세 현실화율을 높여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주택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세금 부담을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되므로 다주택자 중심으로 보유와 처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일정한 소득이 없는 고령자나 은퇴자 가운데 일부 다주택자는 주택 수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며 “조정대상지역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한시적 양도세 중과 배제 기한인 6월 이전에 매물을 내놓거나,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자녀에게 부담부증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코로나발 경기 충격이 더해져 시장에 변곡점이 올 것”이라며 “최근 가격이 급등한 강남권,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의 지역은 곧 하락 국면에 접어들고 이 지역에서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코로나19가 실물경기를 위축시켜 부동산 수요의 관망과 심리적 위축을 부르는 상황에서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이 동시에 가중되면 대기 수요가 취약한 지역 또는 과잉공급지역 위주로 일부 가격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조정지역에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상반기에 종료되는 만큼 6월 이전에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한국은행이 3월 기준금리를 0.75%로 내리는 등 제로금리 수준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로 투매 수준의 급격한 매물 출회 양상으로 전이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용성, 대전 등 단기 급등지역 투매 가능성도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공시가격을 올려 보유세를 강화하면 다주택자가 보유한 아파트 매물이 나올 수 있으나 출현 지역은 서울 강남권보다는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대전 등 단기 급등 지역에 더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코로나 충격으로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이 한층 가중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원금상환 부담까지 더해지면 이들이 보유한 주택이 경매 시장에도 대거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학렬 부동산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단기투자 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은 보유세 부담으로 6월 1일 이전에 매도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며 “최근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곳이나 풍선효과가 나타난 지역에선 투매 증가로 집값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고가주택이 많은 서울에 집을 여러 채 보유한 경우 매매보다 증여를 선택할 것”이라며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지역의 투매 물량은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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