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마스크업체에 3억6000만원 보냈는데…"없는 회사"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 2020.03.18 16:10
/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국내 마스크 판매 사기 사건이 늘어나는 가운데 해외업체와 마스크 거래 과정에서도 무역사기 의심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전세계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마스크를 수입할 땐 각국의 수출 허가 여부를 확인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스크 대금 보냈는데…"도착 지연" 답변만


태국 마스크 업체 T사의 홈페이지 화면./사진제공=코트라

18일 코트라(KOTRA) 해외시장뉴스가 소개한 무역사기 사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기업 B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태국 마스크 제조업체 T사와 접촉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해 마스크를 수입·판매하기 위해서였다.

B사는 이메일을 통해 상품에 대한 견적과 인증서를 받고 최종계약을 체결한 뒤 대금 30만달러(약 3억6000만원)를 입금했다. 하지만 입금 뒤에도 계약한 상품은 도착하지 않았다. 상황을 문의했지만 T사는 "이미 상품을 선적했으나 운송 문제로 도착이 지연되고 있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T사가 증빙자료로 보낸 선적서류도 현재 트래킹(추적)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코트라 확인 결과 T사는 잘 만들어진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지만, 태국어 홈페이지가 존재하지 않고 위성사진상 존재하지 않는 사업장으로 판단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태국 정부는 마스크(의료용, 산업용) 및 알코올이 함유된 손 소독젤 등에 대해 수출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며 "태국 업체와 관련 상품을 거래하는 데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추가금 요구하며 선적 미루는 네덜란드 업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중인 29일 오후 경북 포항 남구 한 마스크 유통업체에서 직원이 국내 및 중국 우한에 납품할 마스크 수량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2020.01.29./사진=뉴시스

지난달 또 다른 국내기업 A사도 마스크를 수입해 판매하고자 인터넷 검색을 통해 네덜란드 업체 H사를 찾아냈다. H사 홈페이지에는 수술용 의료기기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는 회사 소개와 함께 마스크를 포함한 여러가지 상품 정보가 게재돼 있었다.

A사는 H사 홈페이지를 통해 마스크 수입을 위한 거래조건을 받고 선금 6만유로(약 8000만원)를 지급했다. 그러나 H사는 이후에도 선적을 진행하지 않았다. A사 관계자가 네덜란드를 직접 방문해 H사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만남을 거부당했다.


A사는 지속적으로 H사에 상품을 요구하고 있지만 H사는 오히려 지급금액의 10%를 추가 입금하라는 조건을 제시하며 선적을 거부하고 있다.

코트라는 H사 역시 잘 만들어진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지만,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소나 위성 사진을 토대로 판단했을 때 사업장이 실제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코트라 관계자는 "네덜란드는 코로나 19와 관련된 위생용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지에서도 재고 부족으로 대량 조달이 어려운 상태"라며 "네덜란드로부터 마스크, 방호복 등 위생용품을 수입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 업체 접촉 과정에서 무역사기 의심이 들 경우 코트라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코트라는 세계 84개국 129개 해외무역관을 이용해 현지 기업의 존재 여부와 대표 연락처를 확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트라 무역투자상담센터(1600-7119)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베스트 클릭

  1. 1 "30세 남성 박대성"…순천 여고생 살해범, 이렇게 생겼다
  2. 2 미스유니버스 도전 '81세 한국인' 외신도 깜짝…"세상 놀라게 할 것"
  3. 3 "박지윤, 이혼소송 중 상간녀 손배소"…최동석은 "없습니다"
  4. 4 내년부터 5월 15일 '세종대왕 나신 날' 국가 기념일로 지정한다
  5. 5 로버트 할리, 마약·성정체성 논란 언급…"아내와 대화 원치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