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성남시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1일과 8일 예배에 참석한 135명을 수정구보건소가 검사한 결과, 총 4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수도권 종교시설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례로는 가장 대규모다.
확진자 명단에는 성남 외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신도와 가족도 다수 포함됐다. 서울 노원구(1명)·서대문구(1명)·송파구(1명), 경기도 부천시(2명), 인천 계양구(2명), 충남 천안시(2명) 등이다.
인천 계양구에서 교회까지는 편도 자가용 1시간20분 대중교통 1시간50분(이하 평일 오전 9시 기준), 서울 노원구에서 교회까지는 편도 자가용 1시간10분 대중교통 1시간10분, 충남 천안시에서 교회까지는 편도 자가용 1시간15분 대중교통 2시간 등이 걸리는 데도 이 교회를 찾아 예배한 것이다.
이 교회는 4층 상가 건물의 3~4층 절반씩을 사용하고 신도 수가 130명일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결속력이 강하고 목사에 대한 신뢰가 대단히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왕복 4시간에 달하는 거리에서도 교회를 찾는 충성스런 신도가 많았다.
주 2회 1시간 가량 진행되는 예배의 회당 참석 인원이 100명이나 됐던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헌신 덕에 1998년 설립된 이 소규모 교회는 20년 넘는 시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장은 브리핑에서 "확진자가 예배에 참석한 상황에서 그 분한테도 분무기가 쓰였고, 소독 등 다른 조치 없이 한 분이 계속 (사람들에게) 뿌렸다"며 "특히 입을 벌리고, 뿌리고 이것을 계속 했다. 사실상 직접적인 접촉과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도들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건 당시 인터넷상에 '소금물로 가글하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가짜정보를 따른 탓이다. 신도 중 일부는 가짜정보를 의심할 여지가 충분하지만, 교회에 대한 신뢰와 충성심 때문에 이를 그대로 따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 지역에서 은혜의 강 교회 관련 다수 확진자가 나오면서, 2~3차 지역사회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16일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에서는 '은혜의강' 신도가 아닌 확진자가 처음 나왔다. 신도 가족이 아닌 제3자의 확진은 처음이다. 특히 타 지역 확진자 중에는 외부인 접촉이 비교적 많은 직군인 소방 구급대원, 시장 종사자, 방송국 PD 등도 포함됐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보다 촘촘한 소독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니 저희를 믿고 조금이나마 염려를 접어 두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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