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는 오는 17~18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돼 있었으며 회의 결과는 18일 발표될 것으로 예견됐다. 즉, 15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급 발표는 예상보다 3일이나 빠른 것이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1994년 정책금리 결정을 공표하기 시작한 이래, 정례 FOMC 사이 두 번이나 별도로 금리를 내린 적은 없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연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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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목요일 결심하고 일요일 화상회의 소집…아시아 개장 전 전격 발표━
이날 WSJ 보도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이 주말로 앞당겨 긴급회의를 진행키로 결심한 것은 지난 12일이었다.
이후 일요일인 15일 당국자들을 소집, 이들은 4시간 넘게 화상회의를 진행했고 결국 시장의 예상에 맞춘 1%포인트 전격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5년 만에 미국이 다시 제로금리 시대를 여는 결정일 뿐만 아니라 2주 만의 긴급 금리 인하였다. 예정된 17~18일 FOMC 회의는 이날의 긴급 발표로 대체됐다.
파월 의장은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이후 당일 오후 6시30분(미 동부시간 기준) 기자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이미 월요일 아침을 맞이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열리기 전이었다.
이날 파월 의장의 전통에서 벗어난 행동은 또 있었다. 연준의 경제 전망을 발표치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경제 회복은 바이러스 확산 양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예보를 쓰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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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도 늦다…경제위기, 얼마나 심각하길래━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 올해 1분기 제로 성장하고 2분기에는 5% 역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CNN은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하는 불과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준이 금리를 바닥까지 인하해야 했을 때 발생한 일종의 신용 경색이나 금융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내일(16일) 금융시장이 얼어붙을 위험에 처해있다고 느끼지 않았다면 이런 긴급조치를 취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그들은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준의 결정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예측이 점점 더 끔찍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이는 가파르고 갑작스런 수익 감소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에게 돈을 쉽게 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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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세 이어가려 타이밍 노렸지만 결과는 글쎄…━
CNN은 "연준의 발표 시점을 보면 이번주까지 증시 호조를 유지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며 "지난 13일의 상승세를 이용하길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지난 1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9%대 상승마감했다. 다우지수는 9.36% 급등했는데 이는 2008년 10월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었다.
타이밍을 노린 연준의 전략이 통했는지는 미지수다. 미 증시는 아직 개장전이고 16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미 선물시장 흐름도 좋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리인하 발표 후에도 다우존스 선물은 1000포인트 넘게 내렸고 S&P500 선물도 4% 넘게 하락했다.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 투자자문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은 확실히 (강도 높은 통화 완화책을 썼다는 의미의) '바주카포'를 날렸다"며 "하늘에서 쏟아지는 돈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이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없고 그것은 오직 시간과 약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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