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 "기부금 사용처 배정 안한 국가 감사"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3.13 22:31

테드로스 총장 "지금 같은 역동적 상황에서는 완전히 유연한 자금 필요"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AFP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전세계 각국이 WHO로 보내는 기부금의 사용처를 따로 배정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WHO 홈페이지에는 이날 테드로스 총장이 연 브리핑의 모두 발언 전문이 공개됐다. 전문에는 전날 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하게 된 주요 배경이 담겼다.

테드로스 총장은 "이는 결코 가볍게 생각해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의 전염 속도와 규모를 감안했을 때 팬데믹으로 묘사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WHO는 모든 나라를 지원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테드로스 총장은 세계 각국에 기부금을 요청했다. 그는 "WHO의 전략적 준비와 대응 방안을 위해 지금까지 총 4억4000만달러(약 5360억원)의 기부가 약속됐다"면서 "우리에게 기부를 해준 나라들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나 완전히 유연한 자금(fully flexible funds)을 기부한 국가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지금은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역동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최대의 융통성이 필요하다. 연대의 정신에서 우리는 각국이 이 같은 상황을 받아들여 (자금의 사용처를) 배정하지 않기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UN 산하기관인 WHO은 회원국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돈의 사용처가 특정되지 않은 기부금은 테드로스 총장의 재량에 따라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WHO가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예산이나 법적 강제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WHO가 예산이나 법적 강제력이 없어 코로나19와 관련해 국제 협력을 중재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무총장 한 사람의 권한 남용은 막되 WHO의 재정 자립도와 법적 강제력을 높여 국제기구로서의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WHO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중국이 WHO에 향후 10년간 600억위안(약 10조원) 투자를 약속한 것은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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