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당선'(?) 말 많고 탈 많은 강남구…김형오 사퇴 촉발까지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 2020.03.14 05:41

[the30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13. kkssmm99@newsis.com
미래통합당의 서울 '강남구' 공천이 심상찮다. 통합당의 공천 작업 과정에서 유독 잡음이 많이 나온다. 13일에는 공천 철회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강남갑에 태영호(태구민) 전 주영국북한대사관 공사를 강남을에는 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대표, 강남병에는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각각 공천했다. 세명 모두 우선추천(전략공천)이다.

통합당에서 서울 강남은 TK(대구·경북)지역과 함께 '공천=당선'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공천 하나하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잡음이 많은 이유다.

통합당 선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통합당이 강남갑에 태 전 공사를 공천한 것을 두고 "국가적 망신"이라며 "공천을 이벤트화 한 것이다. 그 사람이 강남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태 전 공사는 입장문을 통해 "선거 일선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후보의 등에 칼을 꽂는 듯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도 성명서를 내고 "총선을 코앞에 두고 우리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정치 원로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태영호 전 공사는 대한민국 헌법상 엄연한 우리 국민"이라며 "특히 대한민국에 들어와 우리 국민과 전세계에 북한의 적나라한 실상을 널리 고발해온 인물"이라고 밝혔다.

강남을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사천'(私薦)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최 전 대표가 김 위원장이 정계은퇴하던 시절 그의 지역구(부산 중·영도)를 물려주려했던 '후계자'로 알려지면서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전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일부 불공정 사례가 지적되고 내부 반발도 적잖게 일고 있다"며 △서울 강남을(최홍) △인천 연수을(민현주) △대구 달서갑(이두아) ) △부산 북·강서을(김원성) △부산 부산진갑(서병수) △경남 거제(서일준) 등 6개 지역에 대한 재의를 요청했다.


공관위는 최고위가 요청한 6개 지역중 인천 연수을과 대구 달서갑만 최고위 의견을 수용해 단수공천 지역을 '경선지역'으로 바꿨다.

강남병은 전략공천을 받은 김 대표의 과거 이력이 문제가 됐다. 김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추석선물을 올린 글과 과거 여권 정치인들에게 지지를 표명해온 것 등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를 낮춰부르는 말)에게 공천을 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통합당은 전략공천을 취소했다. 공천을 받은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논란에 휘말리면서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이 일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때문에 제가 하룻밤 새 문빠(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낮춰 부르는 말)가 돼 있다"며 "전혀 그런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기업인으로서 정치와 교류한다고 생각한 것이지 누군가에게 강한 지지를 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 영입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해명한 지 채 한시간도 되지 않아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했던 강남병 김미균 후보에 대해서 추천을 철회한다"며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김 대표와 관련해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좋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것이 유권자의 취향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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