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패닉…'약발 뚝' 금리인하도 회색코뿔소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3.13 15:58

미국 중심으로 줄줄이 각국 중앙은행 금리 인하 단행…양적 완화의 실물 경제 파급효과 의문도

도쿄증권거래소 앞. /사진=AFP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다시 공황에 빠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33년만에 최악의 폭락을 기록했고 유럽도 10% 넘게 대폭락한 데 이어 아시아 증시도 크게 하락 중이다. 각국 정부가 통화재정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은행 '금리 인하' 더 이상 효과 없나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3일 0.50%포인트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전세계가 금리 인하로 공조하고 있다. Fed가 금리를 인하한 다음날 캐나다 중앙은행(BOC)도 뒤따라 기준금리를 1.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영국중앙은행(BoE)은 1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유보금 형태로 중앙은행에 쌓아두는 경기대응완충자본비율도 1%에서 0%로 낮췄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의 실물경제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코로나19의 초기 영향이 중국 등의 공급망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기준금리 인하가 당장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 인하가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나 투자 증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미 전세계 금리는 최저 수준"


유럽과 일본은 이미 기준금리가 0%와 마이너스 0.10%다. 금리가 이미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통화정책 실효성을 위해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 환경에 처한 셈이다.

당초 유럽중앙은행(ECB)이 예금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대신 ECB는 올해말까지 1200억유로(약 162조7500억원)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선택했다.

일본은행도 이미 마이너스인 기준금리 인하 대신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일본은행은 증시가 폭락한 이날 하루에만 국채매입을 통해 7000억엔(약 8조870억원)을 시장에 풀 것이라고 발표했다.

노무라 글로벌마켓 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광범위한 거시 정책으로는 이 비정상적인 슬럼프를 충분히 지탱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는 결론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경기침체(리세션)의 신호탄?


/사진=AFP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잠재적 경기침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경기침체는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경제성장이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JP모건은 "1~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환산 각각 2%와 3%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상반기 경제가 경기침체에 접어들 것"이라며 "2009년 시작된 기록적인 확장세가 끝나게 된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연구소(IIF)는 올해 세계 경제가 약 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동력인 민간 소비 지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데다 기업 활동도 중단되면서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증시는 지금 3마리의 '회색코뿔소'를 경계하고 있다"며 "한마리는 경기 침체(리세션)의 위험이고 또 한마리는 중앙은행의 금융완화정책의 한계, 마지막 한 마리는 초저금리가 오랫동안 쌓아온 기업·국가의 채무 거품이 폭발할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회색코뿔소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파급력도 크지만, 사람들이 가벼이 넘기는 위험을 말한다.



미국의 강력한 대응 부재


/사진=AFP

일단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여파는 미 정부가 얼마나 빨리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500억달러 규모의 재정을 준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을 발표했다. 연말까지 급여세 완전 면제를 추진하겠단 것이다. 그러나 감세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낮고 더 강한 대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오히려 주식시장은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CNBC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표화된 재정 대응을 모색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추가 정책이 나올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시장은 연준이 즉시 금리를 제로까지 내릴 가능성이 95%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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