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재고 알리미? 약국 가보면 '마스크 모르미' 이유는…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김지영 기자 | 2020.03.15 07:15
13일 오후 마스크 알리미 앱(왼쪽)에서 서울 영등포구 한 약국에 마스크 재고가 100개 이상 있다고 나왔지만, 실제 해당 약국에는 마스크 판매가 완료됐다고 공지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13일 오후 마스크 재고 알림 앱을 보고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을 찾았지만 헛걸음이었다. 네이버 지도앱에서 마스크 30개가 남았다는 정보를 보고 갔지만 이미 문 앞에는 '금일 마스크 마감됐다'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김씨는 "혹시나 하고 약사에게 물었지만 남은 마스크가 없다고 하더라"며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길래 잠시나마 기대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고 말했다.

공적 마스크 판매·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지난 11일부터 시작됐지만 실제 시민들이 느끼는 효과는 미미하다. 앱에 나온 재고 수량과 실제 약국 상황이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마스크 재고 알림 서비스를 보고 약국을 가봤지만 마찬가지였다. '마스크 알리미' 서비스에는 서울 영등포구 한 약국에 이날 오후 12시40분까지도 마스크 재고가 100여개 있다고 나왔다. 실제로는 오전 10시에 마스크가 들어온 뒤 30분 만에 바닥이 난 상태였다.

약사들이 마스크를 판매하면서 실시간으로 재고를 입력해야만 서비스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약사들은 쏟아지는 손님을 대응하기에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토로한다.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마스크를 모두 판매하고 오후에 한꺼번에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한다"며 "판매 당시에는 손님들이 줄을 길게 서 있어 시스템에 입력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역시 "앱이 정확할 수가 없다"며 "마스크 재고 정보를 하나하나 입력하면서 손님을 기다리게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대한약사회에서 공지하고 있는 마스크 중복구매확인시스템 접속 및 사용방법 /사진=대한약사회 홈페이지

약사들은 마스크를 판매할 때 손님들의 출생연도 등을 따로 적어 놓고, 나중에 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시스템 입력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려서다.

약사가 마스크 재고 현황을 반영하려면 우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포털에서 중복 구매 확인 시스텝에 접속해야 한다. 구매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넣어 구매 이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구매 이력이 없으면 '약국관리프로그램'(PharmIT3000)에서 재고 현황을 입력해야 한다. 약사가 이 프로그램에 접속하려면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해야 한다.

복잡한 과정을 모두 거친다 하더라도 접속 시스템이 느리다. 마스크가 주로 판매되는 오전 시간에 접속이 몰리면서 연결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애초부터 서비스 자체가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술력과 별개로 오프라인 재고는 판매처에서만 알 수 있어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즉각 반영하려면 마스크마다 RFID(전자태크)를 적용하는 방식을 써서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굉장히 소모적일 뿐 아니라 소규모 약국까지 일괄 도입하는 게 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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