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업력 30년 이상의 '백년가게'도 직격탄을 맞았다. 백년가게는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 우수성·성장가능성을 인정받은 소상공인을 육성하기 위한 중기부 인증사업이다. 1990년 이전에 설립된 가게들로 IMF, 세계금융위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경제위기들을 극복하며 잔뼈를 키워왔다는 의미다.
이 같은 백년가게 대표들도 코로나19 여파를 앞선 경제위기들보다 더욱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었다. 2월 초 구성된 서울지역 '백년가게 협의체' 회장을 맡은 이근 만석장 대표는 "대부분 대표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토로하고 있다"며 "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게는 50%까지 매출이 감소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특히 대구지역 백년가게의 피해가 심각하다. 광명반점 외 대구시 남구의 평양냉면 전문점 대동강식당도 며칠 전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임시휴업한 백년가게들의 개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업을 이어가는 가게들도 '버티기' 상태다. 동대구역 인근 민물장어 전문점 스미센 관계자는 "매장 손님이 90% 감소했다"며 "문은 열지만 어쩔 수 없이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
수도권 백년가게도 직격탄…"해결책도 없다"━
노원구의 백년가게 민부곤과자점 관계자도 "지난달부터 외지손님이 끊기기 시작했다"며 "음식점이다 보니 소독·방역을 더 강화하다 보니까 유지비용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근 대표는 "다양한 위기란 위기를 다 겪어본 대표들도 이번처럼 외출·모임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며 "다른 경우라면 어떻게든 대책을 찾아보겠지만 이번에는 사장님들도 특별히 내놓을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전체가 위기인 상황에서 백년가게만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표적인 몇 곳을 선정해 조사한 결과 유동인구 감소로 경영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백년가게만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역별로 백년가게 협의체를 구성한 만큼 앞으로 필요한 정부 지원책 등을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