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월15일 이후 정점 찍고 꺾인다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 2020.03.13 06:20

[TOM칼럼]

지난 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 수가 12일 만에 200명 대로 뚝 떨어지자 조만간 확진자 증가 추세가 꺾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다음 날 신규 확진 환자 수가 100명 대로 더 떨어지면서 이 같은 기대감은 증폭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감소한 9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방역대책본부 회의에서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변곡점(turning point)이란 곡선의 모양이 오목에서 볼록으로 변화할 때의 점을 말하는데, 여기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정점에 도달해 꺾이는 시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11일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여파로 신규 확진 환자 수가 200명 대로 증가하고 4일 연속 감소세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조만간 변곡점에 도달할 수 있으리란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12일 신규 확진 환자 수가 다시 100명 대로 떨어지면서 다시 희망의 불씨를 살렸고, 이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언제 꺾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보험팀은 역학 모델을 토대로 “한국의 코로나19 사태는 3월 20일 정점을 찍고 최대 확진자 수는 1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JP모건은 대구시 거주자 중 3%가 1차 감염에 노출됐다고 가정하고 수학적 모델 및 중국 사례를 사용해 추정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 오명돈 위원장은 “중국 우한 사례로 볼 때 코로나19 확산은 발병 후 두 달 이후에 정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온 게 1월 20일이므로 중앙임상위 전망대로라면 코로나19 확산 정점은 3월 20일 전후가 된다.

JP모건과 중앙임상위가 예측한 이후 약 보름이 지난 지금 추가 데이터가 상당히 축적되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언제 꺾일지 좀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를 위해 JP모건과 중앙임상위의 예측 이후 지금까지의 확진 환자 증가 추이를 살펴보자.

먼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 수는 2월 29일 909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추세적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신규 확진 환자는 6일 518명을 기록한 뒤 △7일 483명 △8일 367명 △9일 248명 △10일 131명을 기록하며 10일까지 3일간 하루 평균 117명씩 줄면서 증가폭 감소세가 빨라졌다. 11일 신규 확진 환자가 242명으로 늘었으나 12일에 114명으로 떨어지면서 감소 추세를 유지했다.

확진 환자 감소와 함께 신규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비율도 2월 29일 6.161%를 기록한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10일과 12일 신규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비율은 0% 대로 떨어지면서 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신규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비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동일한 검사 건수에도 확진 환자가 적게 나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진자 증가 추세가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징조가 된다. 하루 검사 건수는 2월 27일 이후 평균 1만2000건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데이터를 추가해 수학적 모델을 사용하면, 국내 코로나19 확산은 15일 이후에 정점을 찍고 증가 추세가 꺾이는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JP모건이나 중앙임상위의 예측보다 5일 정도 앞선 것이다. 데이터를 2월 1일까지 확대해 다시 예측해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총확진자에서 완치 환자를 제외한 순확진자를 기준으로 다시 예측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그리고 누적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비율은 3월 5일 3.935%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12일 현재 이미 추세적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누적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비율은 3.349%로 2월 28일 이후 가장 낮다.

추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증가 추세를 재예측할 때 몇 주 전 JP모건과 중앙임상위의 예측보다 정점 도달이 5일 정도 빠른 것으로 나오는 이유는 그동안 정부의 효과적인 방역활동, 의료진의 뛰어난 검사능력, 그리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즉 이러한 노력들이 코로나19 확산세를 둔화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15일 이후에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증가 추세가 꺾인다는 게 바이러스 확산이 종식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신규 확진 환자는 계속 발생하지만 증가폭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학적으로 증가 곡선 모양이 오목에서 볼록으로 변화한다는 말이다. JP모건이나 중앙임상위의 예측도 마찬가지 의미다. 코로나19가 공식적으로 종식되려면 신규 확진자가 일정 기간 나오지 않아야 한다.

물론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존재한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이나 대구 한마음아파트 집단감염 사례처럼 추가 확산 위험성이 남아있다. 만약 수 백 명의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추가적으로 나온다면 국내 코로나19 증가 추세가 꺾이는 시점이 늦춰지게 된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15일 이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해서 방역활동을 늦추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정 국무총리도 10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며칠간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각 부처는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 대응과 지원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소규모 집단감영이 계속된다는 것은 보다 큰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우리는 아직 조금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며 “여러 나라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확산되는 조짐에 대해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증가 추세가 변곡점을 지난 이후에도 방역활동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등을 멈출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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