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털어도 마스크 못사"...'삼중고' 빠진 남미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20.03.13 03:07
브라질 상파울루 과룰류스 국제공항에 마스크를 착용한 여행객들의 모습. /AFPBBNews=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유가 쇼크, 취약한 의료 시설까지 남미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경제 위기감이 커지던 상황에서 자칫 대공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 월급 다 털어도 마스크 몇장 못산다


지난 3일 아르헨티나의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한 병원 앞에 취재진이 몰려든 모습. /AFPBBNews=뉴스1


11일(현지시간) 중남미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6 개국 200명을 넘어섰다. 남미로 범위를 좁히면 브라질이 69명으로 가장 많고, 칠레 23명, 아르헨티나 19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첫 사망자까지 나왔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는 코로나19 공포에 마스크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팔레르모에서 약국은 운영하는 아돌포 웬들링은 "3M N95마스크는 이미 품절됐고, 다른 약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아르헨티나내 마스크 수요는 지난 1월 대비 60~75% 늘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한개에 6페소(약 114원) 하던 일반 마스크 가격은 25페소(약 478원)로 4배 이상 폭등했고, 3M n95 마스크의 경우 제일 싼 가격이 999페소(약 1만9100원)까지 올랐다.

아르헨티나의 월 최저임금은 1만6875페소(약 32만2500원). 월급을 탈탈 털면 n95 마스크를 16장 살수 있는 수준이다.

확진자가 제일 많은 브라질에서도 마스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브라질 언론 폴라데상파울루는 브라질에서 첫번째 확진자가 나온 직후 마스크와 손소독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품절 사태를 빚자 약국체인들이 인당 최대 마스크 5개 구매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언론은 마스크 가격이 569%까지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2. 중국 수요 감소·유가 쇼크에 경제 휘청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민들이 기름을 넣기 위해 줄을 선 모습. /AFPBBNews=뉴스1

이날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미 경제가 휘청이던 남미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수요 감소, 유가 쇼크까지 받으면서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의 경제제재로 신음하는 베네수엘라는 석유의 경제 의존도가 99%에 달해 유가 충격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단가는 배럴당 배럴달 10~12달러 수준. NYT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가 원유 판매가를 결국 배럴당 23달러 할인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원유 수출이 어려운 베네수엘라는 트레이더들을 유인하기 위해 국제유가보다 배럴당 10%가량 할인해 판매하고 있었는데, 국제유가가 곤두박질 치자 더 큰 할인을 할 수 밖에 없어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VOA는 코로나19로 중국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남미 농가들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에콰도르 등 각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던 과일부터 소고기, 연어까지 모두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VOA는 남미의 중국향 수출액은 2018년 기준 3060억달러였던 만큼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족한 의료 인프라


폐허가 된 베네수엘라의 한 병원. /AFPBBNews=뉴스1

베네수엘라는 공식적으로 확진자가 한명도 없지만, 여태껏 여태껏 20여명의 의심환자가 나온만큼 정부가 사실을 숨기고 있을 것이란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한나라에 두 명의 대통령, 두 명의 국회의장이 등장하는 정국 혼란 상황에서 더 큰 혼란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를 '인류에 대한 위협'이라고 선포하며 모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의료 인프라는 참담한 수준이다. 경제난으로 공공 의료인력의 25% 가량이 민간업체나 해외 이주를 택했다.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 서부 마라카이도의 한 병원은 물 부족, 인력 부족으로 환자들이 양동이에 볼일을 보고 있고, 장갑과 마스크 등도 부족해 의료진이 썼던 의료도구를 재활용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콜롬비아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온 만큼 베네수엘라에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 대재앙 수준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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