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명에 얼어붙은 증시…"립서비스보단 부양책 필요"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20.03.12 16:55
layout="responsive" alt="/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 지수는 3%, 코스닥 지수는 5% 넘게 폭락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 공식 선언과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성명 발표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바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주가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사태 진정을 위한 백신 개발과 실질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년만에 사이드카 발동…외국인 한달간 9조원 매도


/사진=김휘선 기자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3.94포인트(3.87%) 떨어진 1834.33에 마쳤다. 2015년 8월 24일(1829.81) 이래 최저치다. 장중 1808.56까지 떨어지며 큰 폭으로 추락했던 지수는 장 막판 하락폭이 줄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9년만에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코스피200 선물이 일시적으로 5.06% 빠지자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1분 이상 5% 이상 하락할 경우 유가증권시장에서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정지된다.

기관과 개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매도 움직임이 거셌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896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한 달 동안 9조원 넘게 매도 중이다. 이날 기관은 2836억원, 개인은 5376억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장중 한 때 4% 넘게 하락하며 5만원선까지 붕괴됐다. 5만원선이 붕괴된 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는 32.12포인트(5.39%) 떨어진 563.49을 기록했다. 2019년 8월 6일(551.5)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이 1482억원 순매수 한데 반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88억원, 873억원 순매도했다.


알맹이 없는 트럼프 성명에 얼어붙은 투자심리


12일 오전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뉴스1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성명에 대한 실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피해자 재정 지원 △세금 납부 연기△500억달러(약 52조원) 대출 프로그램 등을 내놓았다.

당초 시장에서 기대했던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는 거리가 있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행정부 독자적 권한 실행이 가능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더 강항 스탠스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원론적인 얘기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급여세 인하를 요청했지만, 문제는 민주당에서 급여세 인하와 관련해 반대한다는 점"이라며 "유럽과의 교류 중단과 코로나19를 금융위기로 인식하지 않는 점 등 부정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WHO의 코라나19 판데믹 공식 선언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WHO는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에서 코로나19의 발병이 처음 보고된지 71일만이다. 코로나19는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확진자 수가 12만명을 돌파했다.


12일 ECB 통화정책 회의…"립서비스로만으로는 안돼"


크리스틴 라가르드(왼쪽) 유럽중앙은행(ECB)총재가 17일(현지시간) 브뤼셀 EU본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과 얘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기 부양을 위한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12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금리 인하, 자산매입 확대 등 추가 완화정책 등이 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도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긴급 회담을 갖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주가 급락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날 영란은행(BOE)가 정책 공조의 의미로 기준금리를 50bp(1bp=0.01%) 인하했지만, 유럽증시는 오히려 하락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 팀장은 "증시 반등에 필요한 두가지 시그널은 코로나19 백신과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라며 "미국 기업이 코로나19 관련 백신을 임상실험하고 있는데 얼마나 빨리 나오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부양책 역시 단순히 '립서비스'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별 경기부양책은 추진되고 있지만, 증시는 경기부양책의 소개만으로 하락세를 멈추기 쉽지 않다"며 "국가별로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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