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임원들은 왜 자사주를 18억어치나 샀을까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 2020.03.10 13:46
코로나19의 공포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증시가 급락한 9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하락한 코스피·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에 국내 증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박정호 사장 등 SK텔레콤 임원들이 연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통상 주가 하락을 일정 부분 방어하려는 목적이 있다.

이와 관련,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는 종목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라면 임원들이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실제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올해 반등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자사주 1500주를 3억4575만원에 매입한 이후 지난 4일까지 회사 임원 20여명은 총 8052주, 18억여원어치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회사 측은 책임 경영 의지와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년여간 주가가 꾸준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초 27만2500원에서 전날 21만9000원까지 20% 가까이 떨어졌다.

실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625억원으로 2018년 4분기 대비 27.9% 줄었다. 시장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한 수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G 가입 관련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뚝 떨어졌다. 특히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부터는 SK텔레콤 실적이 반등하면서 주가도 점차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신규 5G 단말기가 출시되면서 5G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 경쟁 완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비용 부담이 지난해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콘텐츠, 커머스, 보안 등 다양한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최대 주주로 있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wavve)의 지난달 말 유료가입자 수는 170만명으로 1위인 넷플릭스를 추격하고 있다. 향후 강력한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SK텔레콤의 배당 매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SK텔레콤은 2015년 이후 연간 주당 배당금 1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4%를 웃돈다.

이와 관련,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대 배당수익률 등을 보면 주가 하방 경직성이 강할 것이고 내년 초까지 길게 보면 5G 가입자 증가 효과에 따른 이익 턴어라운드 기대감으로 당연히 의미있는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타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들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이달 초까지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47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곳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하락장에서 주가를 방어해 주주들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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