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신저가' 은행주…배당매력은 'UP'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0.03.09 13:49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은행주들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각종 금융사고로 인한 배상에, 한국 기준금리 인하도 기정 사실화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탓이다.

9일 오후 1시 37분 우리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610원(6.63%) 떨어진 8590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8550원까지 떨어져 지난해 2월 상장 후 역대 최저가를 새로 썼다. 하나금융지주는 2050원(6.87%) 떨어진 2만27800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지주, KB금융, 기업은행, BNK금융지주도 5%대 하락세고 제주은행은 2%대 약세다. 모두 이날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은행주 약세는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지난 3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50bp(1bp=0.01%) 깜짝 인하한데 이어 호주, 캐나다 등도 금리 인하에 가세했다.

이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오는 4월 9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25bp 내려 1%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이달 임시 금통위를 열 가능성, 연내 2회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1차례 금리 인하만으로는 경기 하방 리스크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인 만큼 최소 2차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 되고 있다. 은행주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수익성이 약화된다. 최근 각종 금융사고로 막대한 배상금, 과태료 부과 위기에 처한 것도 악재다. 금융감독원은 독일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각각 197억여원, 167억여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금융정의연대와 DLF(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피해자 대책위원회원들이 지난 1월 금융감독원 앞에서 DLF 제재 관련 은행장 해임요청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들 두 은행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와도 연관돼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감독당국이 신한금융투자가 아예 라임과 공모해 '라임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를 사기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어 손실이 더 클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라임 펀드와 관련해 은행 전체적으로 약 1000억~2700억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를 모두 고려해도 최근 은행주 급락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스크가 충분히 반영된 만큼 투자를 고려할만하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 사실화된만큼 이를 반영해 2020년 은행 평균 NIM(순이자마진) 하락 폭을 9bp 내외에서 11~12bp로 변경한다"며 "금리 상황이 반전되지 않는 한 의미 있는 은행주 반등은 어렵지만, 예상 가능한 이익 훼손 폭 대비 주가 하락 폭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짚었다.

은행주가 역대 저점을 경신하면서 배당 매력은 높아진 상태다. 은행주는 전통적 고배당주로 배당수익률이 3~4%였는데 최근 6%대로 올라왔다.

김도하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커버리지 대상인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1배로 현저한 저평가상태"라며 "이익 전망치 대비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5개사의 2020년 기대 배당수익률은 6.4%까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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