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만 구하기 힘든 게 아니다…주목 받는 라면株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 2020.03.04 11:24

[오늘의 포인트]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짜파구리의 재료인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대표 비상식량인 라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더해 영화 '기생충' 효과로 한국 라면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라면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대표 라면 기업 중 하나인 농심은 4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만1000원(4.29%) 오른 26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뚜기도 전 거래일보다 1만4500원(2.96%) 상승한 50만5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삼양식품 역시 1%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이 위축되면서 일부 식료품에 대한 사재기가 발생하는 사례에 비춰보면 늘어난 라면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라면 공장들이 100%로 가동되고 있는데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올해 1∼2월 라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5.6%, 14.3% 늘었다. 같은 기간 GS25와 CU 등 편의점들도 모두 라면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국내 모든 편의점들은 각 점포별로 라면 발주량에 제한을 두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라면 제조업체들이 시장의 큰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혜에 더해 최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한국 라면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는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함께 끓인 '짜파구리'가 등장한다.

이와 관련,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에만 있는 소비 형태 또는 한국 기업의 제품이나 브랜드가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해외에 소개돼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달성한 가운데, 극 중 등장하는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우 전문 레스토랑 한육감에서 판매하고 있는 짜파구리의 모습. /사진=뉴스1

조 연구원은 2013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예로 들었다. 당시 이 드라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극 중 주인공이 즐겨 먹던 한국 치킨과 맥주 소비가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듬해 국산 맥주의 중국 수출이 200% 이상 늘어났다.

현재 중국 온라인 라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미국 라면 시장 역시 연간 5% 이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유튜브 등에서 한국의 매운 라면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농심을 추천 종목으로 꼽고 있다. 국내 판매량 상승에 미국법인 고성장, 중국법인 공장 가동의 빠른 정상화 등 긍정적인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은 "중국법인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적 하락 우려가 있었으나 공장 가동이 빠르게 정상화하면서 다른 품목 대비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역시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의견이다. 히트 제품인 '불닭볶음면'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서다. 반면 오뚜기의 경우에는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낮고 라면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오뚜기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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