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1억 기부 이어 건물 임대료 인하…착한 임대인 동참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 2020.03.03 15:20
2일 저녁 11시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병원 앞 전경 /사진=최동수 기자

서울에 건물 3개를 보유한 방송인 서장훈이 건물에 입주한 요식업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인하해 주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임대료를 낮춰주는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의 일환으로임대료 인하 운동도 점점 확산될 전망이다.


상권 초토화…'2개월·10% 인하 결정'


2일 저녁 11시30분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서장훈씨 보유 빌딩 전경 /사진=최동수 기자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씨는 최근 자신이 보유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동작구 흑석동, 마포구 서교동 건물 3곳의 요식업 임차인들에게 2개월 동안 임대료 10%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서장훈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건물에 입주한 임차인들이 굉장히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임대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임대료 인하를 받은 곳은 노래방, 음식점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서씨의 건물 임차인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주변 임대료보다 10% 이상 저렴한 돈을 내 왔는데도 불황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흑석동 중앙대학교 인근에서 술집과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10년 동안 이곳에서 장사를 했지만 이번만큼 힘든 적은 없었다"며 "오늘 매출이 50만원인데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80% 넘게 급감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상권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대학가들이 개학을 연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 전날 밤 11시 동작구 흑석동 중심 상권인 중앙대학교병원 앞 거리에는 10명 정도만 거리를 거닐었다. 대부분 음식점과 술집들은 서둘러 문을 닫았고 불이 켜진 점포는 손님을 찾기 힘들었다.


서씨 건물 인근 한 자영업자는 "개강을 앞두고 예약만 10곳을 받았는데 모두 취소됐다"며 "지난달부터 임대료도 못 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강남·홍대 상권도 흔들…"지난달부터 지옥"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인근에 위치한 서장훈 빌딩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서울 대표적인 상권인 강남과 홍대도 코로나19를 비켜가지 못했다. 전날 저녁 양재동과 서교동에 있는 서씨의 건물 주변은 한산했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과 홍대 클럽거리 중심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고 입지가 좋은 곳이었지만 손님이 뚝 끊겼다.

홍대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자정이면 테이블이 가득 차야 하는데 지금 한 테이블만 손님이 있다"며 "매출만 70~80% 이상 줄었는데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거리도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바이트생들도 쉬라고 내보내고 1명만 남겼다"며 "요즘 홍대 전체 거리에서 적자를 보지 않는 음식점은 2~3곳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많은 양재역 인근 자영업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초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한 업자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손님이 없다"며 "임대료를 못내는 상황까지 왔는데 앞드로 한 두달 지속되면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 "대부분 건물주 요지부동..정부 적극적인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되기 위해선 세재해택·보조금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임대료 인하를 해주는 건물주는 아직 소수고 대부분 건물주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물주는 임대료를 못내면 보증금에서 빼주면 되는데 건물주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료를 내리면 조금이라도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내린 임대료의 50%만 보전해주는 식으로는 임대인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끌어 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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