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2월 모객 실적이 나란히 부진을 나타냈다. 하나투어의 지난달 항공권 판매를 제외한 해외여행 수요는 4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4.8% 감소했다. 전달까지만 해도 18만7000건의 상품판매를 기록했지만 한 달만에 송객 수가 대폭 감소했다. 모두투어 역시 해외여행 송객 수가 3만7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7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노선 상품판매가 전면 중단되며 실적 타격이 컸다. 일본과 동남아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여행취소가 빗발쳤고, 신규예약이 급감하며 손실이 컸다. 특히 최근 '효자노선'으로 급성장 중인 동남아 시장이 고꾸라진 것이 직격타가 됐다. 지난달 초 태국과 싱가포르를 다녀온 여행객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뒤 동남아 주요지역의 여행수요가 주저앉았다.
결국 이번 사태로 중소 여행사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상황에 이르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일찌감치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하나투어는 이달부터 주 3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두투어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2개월 간 유급휴직 제도를 실시하는 등 버티기에 돌입했다.
허리띠를 졸라맨 동시에 사업활로도 모색하고 있다.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 잡은 하나투어는 지난달 말 IMM PE가 유상증자 형태로 1289억원을 투입하며 실탄을 확보했다. 하나투어는 이를 통해 해외 콘텐츠 투자와 글로벌 인프라 확보, IT 플랫폼 투자로 전통적인 패키지 여행상품 유통 형태에서 벗어나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와 맞선다는 계획이다.
IMM PE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생길 경영 변화도 위기 탈출 기대감을 높인다. 하나투어는 컨설팅 전문가 송미선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매니징디렉터파트너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오는 26일 주총 이후 김진국 현 대표와의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각각 영업과 전략 부문을 맡아 사업 전문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는 않다. 결국 본업인 여행수요가 회복돼야 하는데 살아날 기미는 커녕 악화하고 있어서다. 주력시장 매출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입국금지·제한국이 속출, 장거리 노선인 유럽과 미주쪽 여행심리도 얼어붙고 있어 상반기 내 실적반등이 여의치 않다. 통계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해외단체여행비가 전달 대비 5.8% 낮아졌지만, 여전히 신규예약 수요는 '제로(0)'인 상황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슈에 따른 입국금지 국가 확대로 여행갈 곳이 사라져 3월 예약률도 -95%로 하회하고 있다"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전후를 돌이켜 볼때 이연 수요가 발생한다는 전제가 유효하다면 빠르면 하반기에 여행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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