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도 특급호텔 별실은 '꽉 찬다'…왜?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0.02.28 15:38

뷔페 매출 급감한 반면 레스토랑 별실 예약률은 그나마 선전…호텔 방역조치와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수요↑

르 메르디앙 서울의 파인다이닝 '허우'의 별실. /사진=르 메르디앙 서울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혹시 모를 감염 걱정에 식당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기며 휴업을 내건 식당이 속출하고 있다. '개점휴업' 상황에 일부 프랜차이즈들이 가맹점 임대료를 대신 내준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다.

국내 주요 특급호텔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객실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뷔페 등 식음시설 매출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특급호텔이 자랑하는 파인다이닝 식당의 별실에선 주중과 주말에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시내 주요 호텔들이 운영하는 식음업장 매출이 20~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의 한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손님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캉스(호텔+바캉스) 트렌드와 함께 실적효자 노릇을 해온 뷔페가 직격탄을 맞은 데 따른 영향이다. 불특정다수가 모여서 음식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지며 수요가 떨어진 것이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특급호텔 뷔페에 들른 사실이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반면 각 호텔이 자랑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경우 매출 하락 폭이 우려만큼 크지 않다.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의 경우 레스토랑 도원 등 파인다이닝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다. 오히려 식당의 별실 예약률은 15%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로비에 인체의 발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가 운용 중인 모습. 이 호텔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전부터 장비를 도입해 이용객과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 방역과 위생에 힘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위생에 대한 걱정이 커지며 생긴 변화다. 최근 지역사회 감염에 따른 확진사례가 급증하며 단체 모임 등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평일 비즈니스 미팅 등을 아예 안할 수 없다는 점에서 최대한 안전한 곳을 고르려는 심리가 높아진 것이다.

특급호텔 레스토랑의 별실은 이 같은 조건과 부합한다. 더 플라자나 롯데호텔 서울 등 주요 특급호텔들은 지난달부터 입구에 비접촉식 열감지기를 설치해 체온을 체크하는 등 방역에 신경쓰고 있다.


또 가격이 비싸지만 식재료나 조리 과정의 신뢰도가 높고, 특히 별실은 같이 방문한 사람들끼리만 식사할 수 있어 혹시 모를 감염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적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레스토랑 내 별실 비중이 높은 특급호텔들은 면역력을 높이는 보양식 메뉴를 강화한 프로모션을 내놓으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중식당 홍연은 전체 122석 중 74석이 별실일 만큼 별실 비중이 높다는 점에 더해 해삼과 전복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9개의 별실을 보유한 르 메르디앙 서울도 중식당 허우는 면역력 강화를 돕는 '허우 고법 불도장'을 판매하고 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레스토랑같은 경우 별실 예약 문의 증가로 선전하고 있다"며 "평일에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단체모임이 많고, 주말에는 가족 단위 모임을 위한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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