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기' 기다린 재형저축…3년 더 참을까?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20.02.29 08:30

[머니가족]

편집자주 | 머니가족은 50대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 씨(33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 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할 것입니다.

머니가족 나신상/삽화=임종철
#나신상씨는 2013년 3월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에 가입했다. 연 4.5% 금리는 당시에도 눈에 띄는 고금리였지만, 무려 7년의 만기는 높은 문턱이었다. 은행원 친척의 끈덕진 부탁 때문에 가입했지만 '서른 살 때쯤 결혼하려면 목돈이 필요할 테니 어차피 중간에 해지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원더키디'에나 어울렸던 2020년이 현실로 도래했고, 신상씨의 계획과 달리 결혼이란 대형 이벤트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신상씨의 재형저축 통장에는 이름에 걸맞게 적잖은 재산이 쌓였다. 7년만에 목돈을 손에 쥐게 된 신상씨,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6일 이후 재형저축의 만기가 차례로 돌아온다. 재형저축은 2013년 3월 6일부터 2015년 말까지 약 3년 동안 팔린 상품이다. 급여소득 5000만원 이하 근로자 또는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가 가입 대상이었다.


연 4.5% 금리에도 '만기 7년'에 시들했는데…재형저축의 '반전'


7년 전 재형저축은 박근혜 정부가 '국민 재산 증식 프로젝트'를 목표로 야심 차게 출시한 상품이었다. 1976년부터 1995년까지 팔린 최초의 재형저축이 높은 금리 덕분에 봉급 생활자의 '1호 통장'으로 불렸던 것처럼, 과거의 인기를 재현하겠다는 목표였다.

3년까지는 고정금리를 받은 뒤 4년째부터 금리를 조정하는 '변동금리형', 7년 내내 같은 금리를 받는 '고정금리형' 등 두 가지 형태로 팔렸는데 변동형 상품이 좀 더 화제였다. 은행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첫 3년 고정금리를 우대금리 포함 최고 연 4.5%까지 줬기 때문이다. 고정형 상품은 3.0% 안팎이었는데, 당시 적금 금리와 비슷해 인기가 덜했다.

흥행 성적표는 정부의 기대를 밑돌았다. 옛 재형저축은 정부가 이자를 보조한 덕분에 한때 금리가 연 40%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저금리 추세가 본격화된 2013년에는 은행이 부담할 이자 수준에 한계가 뚜렷했다. 정부는 7년 만기를 유지하면 이자소득세 14%를 면제했지만, '7년은 너무 길다'는 게 보통의 반응이었다. 정부 눈치를 본 은행들이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지만, 중도 해지가 줄을 이었다.


'고생 끝 낙'…초저금리 시대 "다시 없을"조건


재형저축이 18년만에 부활한 2013년 3월 6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시민들이 재형저축을 가입하고 있다. / 사진=머니투데이DB
7년을 버틴 고객들은 결과적으로 뿌듯함을 느낄
전망이다. 변동형의 경우 주요 은행들은 최초 3년간 연 4%대 이자를 줬고, 이후 4년간은 꾸준히 금리를 내렸지만 여전히 2.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최초 3년간 기본금리(이하 2013년 7월 가입 기준)가 4.1%였고, 이후 4년간 금리는 3.85%→2.85%→2.5%→2.2%로 조금씩 내렸다. 우리은행도 3년 4.2%로 시작해 2.65%로 조정됐고, KB국민은행은 3년 4.2%로 출발해 2.7%까지 조정됐다. 은행마다 0.2~0.4% 안팎의 우대금리는 별도다.

고정형은 연 3% 안팎의 이자가 7년 내내 꾸준하게 통장에 쌓였다. 기본금리(2013년 7월 가입 기준)는 국민은행 3.2%, 신한은행 3.2%, 우리은행 3.2%, 하나은행 3.1%, NH농협은행 3.0%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우대금리가 더해질 수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각종 우대금리를 더해도 연 2%대 적금이 흔치 않은 것을 고려하면, 변동형·고정형 모두 다시 없을 조건의 고금리다.


더욱이 재형저축은 납입 한도가 분기당 300만원으로 넉넉하다. 최근에도 고금리를 내세운 특판 적금이 출시되고 있지만, 이들 상품은 대부분 납입 한도가 적다. 최근 132만명이 몰린 하나은행의 '5% 적금'은 월 납입 한도가 고작 30만원이었다.


최대 3년 연장 가능…가입자 직접 신청해야


7년을 기다려 만기를 채웠지만, 재테크 카페 등에선 '3년 더 참으라'는 조언이 많다. 재형저축은 만기일 이후에도 한 차례, 최대 3년까지 가입을 연장할 수 있다. 은행권 어떤 예·적금 신상품도 제공할 수 없는 금리를 최대 10년까지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당장 목돈이 필요하지 않다면, 재형저축을 해지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변동형 재형저축은 연장한 3년 내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우대금리를 더하면 웬만한 은행 적금보다는 높은 연 2% 중반대 금리가 가능하다. 또 고정형은 앞으로도 3년 동안 3.0% 안팎의 이자를 계속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를 더 하면 3% 중반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

단, 신한은행 고정형 상품은 최초 설계 시 연장 기간 금리를 '정기적금 3년제 기본 이율'로 정해 오히려 변동형보다도 금리가 낮아질 예정이다. 또 재형저축 연장을 원하는 가입자는 한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만기 시 자동연장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가입자가 만기일 이전에 인터넷·모바일 뱅킹 또는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연장을 신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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