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시장이 이 정도로 급락한 것은 본 적이 없다"며 "S&P500 PER(주가순수익비율)가 19배에서 현재 17배로 조정이 된 건데, 그동안 평균 PER가 15배 후반 수준임을 고려하면 아직도 5% 정도 추가 조정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윤 센터장은 "이 정도 급락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반응이 나와야 할 텐데 다음 연준이 3월 18일"이라며 "중국의 가동률과 미국 ISM 제조업지수 확인도 필요하기 때문에 3월 중반까지는 기간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코스피 역시 2050을 지지선으로 봤는데 지금 상황에선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2000 지지선을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미국은 지난주까지 9년 내 사상 최고 신고가를 기록해왔다"며 "경기가 무한성장하는 나라가 없는 만큼 주가가 그렇게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향의 문제가 아닌 재료(코로나19)에 의해 가속도가 붙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시황 예측은 조심스럽지만 오늘 장 초반에 비교적 큰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다만 코로나19 영향은 우리 증시가 먼저 반영됐고, 미국은 나중에 한 번에 반영된 부분이 있다"며 "오늘 장 후반으로 갈수록 시장이 이성을 되찾으면서 코스피지수는 2050선에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 행태에 대해선 두 가지 측면을 짚었다. 그는 "외국인이 우리 증시에서 계속 파는 이유는 한국을 떠난다기보다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으로 가서 위험을 회피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코로나19 변곡점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이 같은 전략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 본부장은 "2월 들어 중국 증시가 V자로 가파르게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신규 확진자 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그것(일별 신규 확진자 수)인데, 2차로 중국 외 신규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지금의 조정국면이 나타났고 신규 확진자 수가 일별로 줄어드는 게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뉴욕 증시가 우리 증시에 엄청난 조정의 위험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며 "오히려 오늘 같은 경우 장중 저점 대비 향후 얼마나 리바운드 될지가 관전 포인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스피 저점도 2050선으로 유지했다. 실적이나 펀더멘털 등을 봤을 때 2050선에서 제동이 걸리는 게 맞고, 그 밑으로 가는 것은 비정상 영역이라는 판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간 높았던 밸류에이션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공포로 인한 주가 하락이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코스피 지수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하락세 흐름이 계속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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