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총재님…금통위 풍경 마저 바꾼 '코로나19'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 2020.02.28 05:00

코로나19 경제적 충격 평가 관심…기자실 아닌 별도공간서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코로나19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풍경마저 바꿨다.

이주열 한은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과 한은 집행간부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장에 입장했다. 참석자들은 발언 순서에 맞춰 마스크를 뺏다가, 발언이 끝나면 다시 마스크를 쓰는 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회의장에 최소한의 인원만 입장한다는 원칙에 따라 기자들의 참석도 제한됐다. 평소 9시를 조금 넘겨 나오던 '금통위 스케치' 기사가 없었던 이유다.


코로나19 충격 얼마나 되나…유튜브 중계 동시접속자수 1000명 넘기도


코로나19 와중에 열린 금통위인데다 수정경제전망 발표까지 겹치면서, 궁금증은 한은이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어떻게 판단했는지로 향했다.

기자간담회 질문에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코로나19로 인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맞춰 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는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경제와 반도체 경기 전망에는 변화가 있는지, 코로나19 사태 악화시 임시 금통위를 열 계획은 있는지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은은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낮췄다. 코로나19 사태가 3월 정점을 지나 차차 진정된다는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했다. 성장률, 물가상승률 전망치 발표는 평소보다 1시간 빠르게 발표됐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온라인 생중계에서 발표되는 경우 접속환경에 따라 정보확인에 시차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기자단 메신저 공지방을 통해 발표가 이뤄졌다. 모든 발표와 보도자료는 온라인으로만 배포됐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영향이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며 "가장 큰 게 소비위축이고, 관광산업과 음식·숙박,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이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2~3월 실물경제 지표가 크게 둔화되면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지난해 1분기(-0.4%, 전기대비 기준)에 못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기자실이 아닌 별도 공간에서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진=한국은행


이날 기자간담회는 평소와 다른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면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튜브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자들이 기자실에 오지 않고도 간담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질의응답은 사전, 실시간으로 취합된 질문을 기자단 대표가 대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튜브에서 생중계된 간담회 동시접속자수는 한때 1000명을 넘기도 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평소와 달리 오히려 정돈된 분위기라 집중이 잘 됐고, 중복된 질문이 적어 회견 시간이 단축되는 등 효율성 측면에서는 좋은 방식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튜브 중계에 끊김도 없었고, 새삼스럽게 21세기에 살고 있는 느낌도 들었다"며 "다만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조금은 딱딱한 느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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