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국채 DLF 제재…증권사-은행 결과 다른 이유는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20.02.27 16:06
DLF(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피해자 대책위원회/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손실사태를 초래한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S(파생결합증권)를 발행한 증권사들에 대해 '경영 유의' 조치를 결정했다. 이 DLS가 담긴 DLF(파생결합펀드)의 판매 은행들이 중징계를 받은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IBK투자증권에 대해 고위험 상품 관련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개선하라는 내용의 경영유의 조치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고위험 금융상품 발행에 대한 내부 리스크 협의체 관련 사전심의 강화 △고위험 금융상품 발행 관련 상품 검토 강화 등을 요구했다. 경영유의 조치는 권고 사항으로 별도 제재는 뒤따르지 않는다.

3개 증권사는 작년 3~6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한 DLS 1266억원 규모를 발행했으며, 관련 DLF 상품은 99%가 우리은행에서 팔렸다. 독일 국채금리가 -0.2% 이상이면 4~5%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100%도 날 수도 있는 상품이었다.

지난해 8월 독일 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 9월 말 만기가 돌아온 상품의 투자자는 원금 대부분을 날리기도 했다. 판매사인 은행의 불완전판매가 비판의 대상이었지만, 상품을 설계한 증권사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3개 증권사 대상 제재가 경영유의 조치에 그친 것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DLF 판매사인 은행 CEO들이 문책경고 수위의 중징계를 받은 것과 대조적인 결과로 은행권에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금투업계에선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다. 금감원의 DLF 사태 제재의 핵심이 불완전판매 이슈기 때문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판매한 것은 은행과 마찬가지지만, 증권사 판매 비중은 1%에 불과한 데다 불완전 판매 사례도 나타나지 않았다.

금감원은 상품 발행 과정도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금감원은 "고위험 금융상품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상품의 구조와 위험도가 목표 판매시장에 적합한 지 여부, 투자자에게 귀속되는 수익률이 투자자가 부담할 리스크와 대비해 적정한 지 여부" 등을 검토해 투자자 보호체계를 강화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상품 위험도가 높았다는 지적이지만, 반대로 발행 과정의 위법성은 지적할 게 없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미비로 불완전판매를 초래했다는 게 금감원의 은행 경영진 중징계 근거"라며 "증권사 고객은 비교적 고위험 투자상품 경험을 한 경우가 많았던 것도 증권사와 은행의 제재 수위가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DLF 관련 5개 자산운용사(유경·KB·교보·메리츠·HDC)에 대한 제재 절차는 올 상반기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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