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10분 거리에 확진자…경남 2664개 기업 멈춰서나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 2020.02.28 05:30

창원산단 작년 생산규모 약 40조…"사태 조기종식 바랄 뿐"

글로벌 주방가전시장 공략의 전진기지인 LG전자 창원R&D센터. /사진제공=LG전자
경남 지역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40명을 돌파하면서 한국 기계·가전산업의 메카인 창원국가산업단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가 발생한 일부 기업이 공장을 일시 폐쇄하면서 인근에 있는 다른 대기업도 '도미노 셧다운(가동중단)'을 우려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STX엔진은 지난 25일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본사와 공장을 폐쇄하고 방역 작업 중이다.

창원산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STX엔진이 처음이다. 현재 셧다운 상태인 창원공장은 다음달 2일 재가동할 예정이다.

STX엔진과 도보 10분 거리에는 LG전자 창원공장이 있다. 이 공장은 세탁기와 건조기, 에어컨, 청소기 등을 생산하는 LG전자 국내 가전 생산 전초기지다. 단지 안에 가전 R&D(연구·개발)센터도 있다.

현재까지 LG전자 창원공장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임직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LG전자 창원공장 근무자는 약 1만명에 달한다. LG전자는 사업장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외부 방문객 출입을 전면금지했다.

창원공장이 장기간 셧다운 사태를 겪는다면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는 국내 에어컨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창원국가산단에는 LG전자를 비롯해 기계·가전 관련 기업 2664개사가 밀집해 있다. 지난해 생산 규모는 39조196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수출 물량이 95억9700만달러(약 11조7720억원)로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한다.

부산에서 출퇴근하는 인력이 적잖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국면에 접어들 경우 부산·경남지역의 수출과 일자리 모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도 경남벨트의 공장 연쇄 가동중단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생산 차질 우려 속에서도 산단 기업 대부분은 여전히 정상 가동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최대한 빨리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창원가전공장 생산라인.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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