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복 부족하니 가운 입어라" 대구에 몸던진 의료진들이 들은말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이강준 기자 | 2020.02.28 04:30
대구 '코로나19' 의료시설 의료진들이 방역복을 입고 있다. /사진=뉴스1

"의사가 신천지 환자 집 찾아갔더니 잘 나오지도 않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구 의료진들이 악전고투 중이다. 대구 지역 의사들은 자기 병원 진료를 끝낸 저녁이면 선별진료소로 달려간다. 타지에서 온 '의사 지원군'들도 3교대 근무로 몸을 던져 방역망을 메우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신천지 자가격리자'들이 코로나 진료차 찾아간 의료진에게 비협조적 태도를 보여 진료에 애를 먹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3교대 진료, 전화상담, 신천지"…눈코뜰 새 없는 대구 의사들


현재 의사들은 방역 거점 병원인 대구 동산병원, 각 구 보건소 등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정홍수 대구광역시의사회 부회장은 "야간인 6시 이후 의료 인력 4~5인으로 한 조를 짜 10~11시까지 검체채취를 한다"며 "낮시간은 공중보건의 등 자체 인원이 근무한다"고 알렸다.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 동산병원 등은 24시간 운영중이다. 정 부회장은 "동산병원 진료 인원은 '오전 9시~오후 3시' '오후 3시~밤 10시' '밤 10시~아침 8시' 3교대로 운영한다"며 "인근 대학병원에서 파견 나오거나 개인병원 진료 마무리 후 저녁 시간에 달려와 봉사하는 분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 지식이 필요한 응급 전화 상담, 봉사활동 등도 담당한다. 대구 파견 의료진을 모집을 돕는 황규석 강남구의사회장은 "격리병동 외에도 인력 필요한 곳이 많다"며 "의료진들은 선별진료소 검체채취, 전문지식이 필요한 증상 전화상담, 봉사활동 등에 나섰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낮부터 저녁 시간에는 친료 등 현장 업무에, 야간에는 비상 대기하며 상담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의사는 휴가까지 내고 코로나 방역에 뛰어들었다.

대구 신천지 교회 앞 방역 모습 /사진=뉴스1

'신천지 자가격리자 자택 방문 검체채취'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교인들이 협조를 해주지 않아 담당 공중보건의들이 업무 방해를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현장 파악을 위해 대구에 간 A의사는 "공중보건의 선생님들을 만났더니 '교인 집에 가면 안 나오고 나가라는 등 협조가 안된다'더라"며 "경찰도 아닌 의사에게는 힘든 업무"라 말했다.



누적되는 피로…숙소 제공 등 시민 도움 손길


연이은 3교대 근무에 의료진 피로도 쌓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강도 높은 업무, 근무시간이 반복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지쳐간다"며 "끼니는 제때 챙기지만 빨리 먹고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자비로 숙박비, 교통비 등을 부담하고 있다. 이를 본 대구 지역사회도 숙소 등을 제공하며 지원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의사회에서 숙소를 알선해주는데 비용은 대부분 자비로 부담하는 상황"이라며 "게스트하우스 방을 무료로 제공해주신 분이 계셔 15인 실에 4명씩 묵는 등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맨몸으로 코로나 맞아야 하나"…'물자 부족' 위기의 최전선


가장 큰 문제는 '의료 물품 부족'이다. 정홍수 부회장은 "마스크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선별진료소 보호마스크는 '절대 부족' 상태고 N95 방진마스크도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방역복 물량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정 부회장은 "복지부에서 물량이 부족하니 '레벨D' 방역복 말고 아닌 가운을 입어라고 하는데, 맨몸으로 바이러스를 맞으라는 소린로 말도 안 된다"고 털어놓았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코로나 의료진들 방호복 지급해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왔다.

환자와 병상이 늘어나면서 '간호 지원 인력'도 더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코로나 감염자 진료시 의사 1명에 1~2명 정도 간호사가 필요하다"며 "10일 이상 근무할 간호 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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