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2.5조 내다판 외인…"韓 엑소더스는 아니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한정수 기자, 정인지 기자 | 2020.02.27 04:45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세가 가속화되면서 코로나19(COVID-19) 직격탄을 맞은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외국인들은 3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2조5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았고, 원화 매도세가 반영되는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를 넘어섰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6.84포인트(1.28%) 내려 하락 마감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외국인 매도세 3년 사이 최대…신종플루·메르스 때보다 심해”


26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8875억원 순매도세를 보였다. 이날 하루 순매도 지난 2013년 6월13일(9550억원) 이후 6년 8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으로격상한 뒤 이번 주 3거래일 동안 2조442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투매에 나서면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84포인트(1.28%) 하락한 2076.77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 영향을 받으며 전일 종가보다 6.6원 오른 달러당 1216.9원에 마감했다.

특히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포스코, KB금융, 신한지주, 기아차, 한국전력 등으로도 매물이 쏟아졌다. 특히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인 2월 중순 이후 매물이 집중됐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의 20일 누적 순매도 규모는 약 6조원 규모로 과거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의 규모를 초과했을 뿐 아니라 최근 3년래 최대치에 근접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신종플루 당시는 2조원 이하였고 메르스 당시도 5조원에 못미쳤다.



주식 팔고 채권 사들여 …“포트폴리오 변화 가능성 높아”


그러나 외국인들이 한국을 아예 떠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코스피 주식은 팔았으나 반대로 한국 국채를 비롯해 기업들의 채권은 오히려 적잖은 자금을 투입해 사들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와 통안증권 등 전체 상장채권의 잔고는 이달 24일 현재 약 129조7000억원을 기록해 지난 연말 대비 6조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1월 말 잔고(128조4000억원) 보다 1조1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125조원)와 비교하면 4조7000억원 가량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성장률 둔화가 문제일 뿐 경제 시스템에는 이상이 없다는 인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산 변동과 관련,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주식투자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원/달러 환율”이라며 “최근 달러 강세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출될 것이란 걱정이 일부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 인덱스 등을 통해 분석해보면 강 달러 현상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외국인의 자금 유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엔 다소 부족하지만, 그렇다 해서 과잉 해석을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물량을 쏟아낸 것도 액티브 자금보다는 지수변동에 민감한 패시브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 자금은 한국을 이탈하기 보다는 주가가 어느 정도 조정을 받거나 위기가 진정되면 재유입되는 성격이 짙다.

유진투자증권의 김 연구원은 “외국인의 20일 누적 순매도 규모는 최근 3년래 최대치 6조2000억원에 근접한 통계적 바닥 상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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