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교도소 격리 50여명 의료진 부족에 검체채취도 못해(종합)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02.26 16:55

법무부 "선별진료소 검사밀려…여력 없어 상황 봐야"
배치 의무관 1명뿐…타 교도소 의심환자도 파악중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박승희 기자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박승희 기자 = 청송교도소로도 불리는 경북 북부 제2교도소 소속 교도관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 따라 격리조치된 교도소 내 접촉자 50여명이 '의료진 부족'으로 검체 채취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환자가 급증하는데 비해 이를 감당할 현장 의료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정부를 비롯해 각 지역의 대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이 교도소의 20대 교도관이 지난 24일 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그와 접촉한 직원은 2주간 자가격리 조치됐고, 수용자는 격리수용동 1인실로 옮겨졌다.

전날까지 격리인원은 50여명으로, 확진자 동선 파악에 따라 확인되는 접촉자 수는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질병관리본부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조치는 격리 이후로는 멈춰있다. 확진여부를 검사하려면 격리자들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해야 하는데, 대구·경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를 맡을 선별진료소가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는 탓이다. 현장에선 의료인력 부족도 호소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역 보건기관이 격리자들을 대상으로 검체검사를 해야 하는데 밀려 있는 상황"이라며 "각 기관이 지금 (대응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교도소 내 격리인원에 대한 검체채취를 어떻게 할지도 협의가 필요하다. 검체는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가 선별진료소 등 지정된 장소에서 채취하도록 돼 있다. 법무부는 지역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해당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 검체를 채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관계자는 "교도소 전체적으로 의료인력이 많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교도소에 의무관이 1명씩 배치돼있고, 규모가 큰 경우에도 2~3명 정도라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경북 북부 제2교도소도 의무관이 1명뿐이다.

교정당국은 코로나19 대응수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법무부가 일선에 전파한 대응 매뉴얼에 따라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격리자들도 철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다음날인 21일부터 전국 교정시설 공무원에게 본인과 가족의 신천지 교인여부를 자진신고할 것을 독려해왔다.


대남병원 방문, 코로나19 검사 여부 등을 자진신고하라는 업무연락도 여러 차례 있었다. 신고한 직원은 연가 혹은 공가 처리된다. 현재까지 관련 자진신고는 없다고 한다.

확진 판정을 받은 교도관은 신천지 교인이지만 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교정당국 내부 등 일각에선 신고 독려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응하지 않은 건 징계사유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 대구 남구 한 주민센터 공무원인 50대 A씨가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온 뒤 '늑장 신고'해 해임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지방공무원법상 성실 및 복종, 품위유지 의무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016년 법원은 최종적으로 해임취소 소송을 낸 A씨 손을 들어줬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발적으로 신고하라고 한 것이지 강제는 아니다"며 "징계를 1차적으로 상신하는 것은 해당 기관이라서 (필요하다면) 제2교도소에서 (징계를)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오전까지 제2교도소 외의 다른 교도소에선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법무부는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여 격리조치된 각 교도소 직원 및 수용자 현황도 내부적으로 관리 중에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와 관련 이날 대구시청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이 지역에 의료진 지원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오후 4시보다 169명 늘었다. 새로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대구가 13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에서 19명이 확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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