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원은 휴원도 안해"…학부모들 '속내' 복잡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20.02.25 04:40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원에 휴원 권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국 유·초·중·고 학교의 1주일 개학 연기 방침과 함께 학원에도 휴원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모습./사진=뉴스1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학원에 휴원 권고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일부 학원이 휴원을 결정하면서 학부모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휴원 결정을 미루거나, 휴원을 하지 않는 학원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 학원 휴원 권고 조치…대형학원 줄줄이 휴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범부처 유학생 지원단 협의회를 마친 후 학사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교육부는 지난 23일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며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의 개학일을 다음달 2일에서 9일로 1주일 연기하라고 휴업 명령을 내렸다. 이와 함께 학원에 대한 휴원과 등원 중지조치도 권고했다.

일부 학원들은 휴원을 결정했다. 학원은 등원 의무가 없어 휴원 명령을 내릴 순 없지만, 코로나 19 감염자가 폭증하는 만큼 학원들도 휴원 권고 조치를 받아 들일 거라는게 교육부의 생각이다.

24일 학원가에 따르면 강남 대성학원, 청솔학원 등 대형학원들은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휴원키로 했다. 종로학원은 우선 25일부터 3일간 휴원한다. 이투스교육은 24일부터 일주일간 산하 계열 학원을 휴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휴원 지점은 강남하이퍼학원 본원, 청솔학원 7개 지점, 이투스앤써학원 2개 지점 등 총 10개 지점이다.

대형학원뿐만 아니라 소규모 동네 학원들도 잠시 문을 닫는 추세다. 전국 곳곳의 미술·태권도·피아노 학원 등도 자체적으로 1주일 동안 휴원하고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권고 따라야" vs "일부 쉬면 진도는…"


20일 오전 대구광역시 코로나19 확진자 34명 중 미술학원 교사가 소속된 수성구 아트필 미술학원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휴원을 결정하는 학원들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일부 학부모들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하며 휴원 결정을 환영했다. 각 지역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먼저 휴원을 언급해주면 학부모 입장에서 감사하다", "학교도 안 가는데 학원을 가는 게 말이 안 된다", "정부 권고를 따르는 게 맞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반면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부모들의 걱정도 크다. 전국 곳곳의 미술·태권도·피아노 학원 등도 자체적으로 1주일 동안 문을 닫고,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입시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자녀의 학습을 걱정하는 부모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휴원을 원하지 않는 학부모들도 생각보다 많다"며 "코로나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 자녀가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데 전체 학원이 쉬지 않고 일부만 쉰다면 못 따라갈까 봐 걱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휴원 안 하는 학원에…학부모들 "돈만 밝히나"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원에 휴원 권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국 유·초·중·고 학교의 1주일 개학 연기 방침과 함께 학원에도 휴원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모습. /사진=뉴스1

권고 사항인 탓에 휴원을 하지 않는 학원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교육부장관 또는 교육감은 감염병 발생 등을 이유로 학교에 휴업 또는 휴교를 명령할 수 있다. 하지만 학원에는 이 같은 '명령' 권한이 없어 권고 조치를 내렸다는 게 교육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원 운영자가 감염병에 걸리거나 의심되는 학생 또는 강사를 격리시킬 수 있지만, 강제는 아니다.

이에 휴원을 하지 않은 학원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학부모들도 있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아직 아이들 학원에서 연락이 없다"며 "눈치 볼 시기는 지난 것 같다. 엄마들이 먼저 나서서 정중하게 요청해야 휴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침 일찍 휴원 요청 전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휴원 결정을 미루거나 쉬지 않기로 결정한 학원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맘카페에서 활동하는 일부 학부모들은 휴원을 하지 않는 학원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아직까지 연락 없는 학원 신뢰가 안된다", "원장이 돈만 밝힌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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