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경 한다면서 마스크나 싸게 나눠주지 왜 못하나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20.02.24 16:19
 '코로나 19' 확진자가 전날 기준 총 104명, 대구·경북 지역 70명으로 늘어난 21일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보건용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해지면서 정부 차원의 수급 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반면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어서다.

그나마 시중에 유통 중인 마스크도 가격이 1장에 300~500원 수준에서 3000~4000원까지 수 배씩 오른 상황이다. 정치권·학계에서는 마스크 수급조절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일괄 수매해 싼 가격에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쌀 등 농식품처럼 마스크 수매할 수 없나"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대구시와 경상북도에 보건용 마스크 100만개를 긴급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마스크 221만개를 공급에 이어 추가 예산과 물량을 확보해 직접 구매·공급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퍼지는 상황에서 정부 공급을 대구·경북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미 국내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마스크가 최대 1000만개 수준인데도 시중에서는 물량을 구할 수 없는 건 수급이 비정상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쌀, 콩 등 가격안정이 필요한 농산물이나 석유 같이 비축이 필요한 전략물자는 정부가 수매해서 필요할 때 방출한다"며 "전례없던 코로나19 상황에서 보건용 마스크도 정부가 사들여서 공급하는 것도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하루 마스크 생산량을 파악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일정 수량을 사들인 뒤 매일 일정 수량을 지역자치단체, 보건소, 공공유통기관 등 공공채널을 통해 공급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가안정법 제6조에 따라 마스크, 손 소독제 생산·판매업자는 매일 생산·출고량 등을 식약처에 신고해야 한다.

임 교수는 "생산량 등을 관리·감독을 하는 데 이어 제조·유통업체들로부터 직접 매입한 뒤 전국 지자체, 보건소, 주민센터 등 정부 유관시설을 통해서 공급하는 방안이 시장 안정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서도 정부 적극적인 대응 요구


정치권에서도 정부 차원의 수급 안정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천정배 의원(광주 서구을, 대안신당)은 앞서 "정부가 신고센터 설치 등 소극적 대응만 하지 말고 물가안정법에 따라 공급과 유통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마스크를 정부가 직접 수매해 낮은 가격에 공급하면 가격 안정은 물론 국민의 과도한 불안감을 덜 수 있다. 그래야 경제에 대한 타격도 최소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대만은 이미 1월 하순부터 정부가 일일 400만개의 마스크를 수매해 시중 유통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생산·판매업체 계약 조율 필요


정부의 마스크 수매·공급 방식에 대해 마스크 생산·유통업체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하루 4만~6만장을 생산하는 한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미 다음달 생산물량을 할인점, 홈쇼핑, 온라인 채널에 공급하기로 계약이 끝난 상황"이라며 "만약 실제로 정부가 협조 요청을 하게 되면 제조사뿐 아니라 판매업체들과 같이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한 판매업체 관계자는 "그런 요청을 받아본 전례는 없지만, 국가적인 비상 상황에서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최대한 협조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기업의 피해 최소화와 국민의 소비 진작, 위축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과감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예비비를 신속하게 활용하는 것에 더해 필요하다면 국회의 협조를 얻어 추경을 편성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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