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경수사권 회의, 검찰 조사 받은 이광철·靑 압색 막은 김영식이 주도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0.02.24 14:27
대검찰청/사진=뉴스1


검경 수사권조정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국민을 위한 수사권개혁 후속추진단'이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가운데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김영식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추진단 회의를 주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추진단 회의가 현 정부 인사들로만 구성돼 검찰패싱 재현 우려도 나온다.

2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 7일부터 '국민을 위한 수사권개혁 후속추진단' 회의를 개최했다. 김조원 민정수석이 단장을 맡은 추진단은 7일 첫만남 및 상견례를 시작으로 14일에 1차 회의, 21일에 2차 회의를 개최했다. 추진단 회의에는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방부, 해양경찰, 특별사법경찰기관, 기획재정부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추진단 회의를 주재하는 이들이 이 비서관과 김 비서관이라는 데서 불거졌다. 이 비서관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김 비서관은 같은 사건으로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는 것을 막은 주역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과 대립각을 세운 이들이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 작업 회의를 주재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즉각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말만 회의지 현 정부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비서관과 김 비서관은 대통령 측근으로서 현 정부 실세로 알려져 있어 회의에 참석하는 이들이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어도 드러낼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법무부의 경우 수사권조정 1팀장과 2팀장이 추진단 회의에 참석하는데 이들 모두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 임명됐다. 이들은 대검을 통해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카운터파트는 대검 검찰개혁추진단이다. 기존 대검 기획조정부가 하던 일을 검찰개혁추진단이 대신하는 것이다. 이 검찰개혁추진단은 검찰총장이 아닌 대검 차장 직속이다. 구본선 대검 차장과 박지영 검찰개혁추진1팀장, 박기동 검찰개혁추진2팀장은 모두 지난 1월 인사에서 추 장관이 임명한 검사들이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정부가 검경 수사권조정 후속조치 과정에서도 검찰을 패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검찰 내 친정부 성향으로 알려진 이들만 참여하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의견제출만 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검 각 부서는 1차 회의가 열리기 전인 지난 13일까지 검찰개혁추진단에 의견을 전달했을 뿐 회의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어떤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 또 통상적으로 실무 회의의 경우 주무부처 관계자 외 실무자가 참석해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데 현재 추진단 회의에 수사권조정 업무를 담당했던 대검 연구관은 아무도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검경 수사권조정 관련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 작업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검찰 직접수사 범위 관련 내용이다. 검찰은 국가 수사력 약화를 우려해 직접수사 범위를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령 개정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쌓아온 마약 및 조직범죄를 지금처럼 검찰이 직접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정부는 검찰 직접수사를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와 검찰이 적법 절차에 따라 집행한 압수수색을 거부한 인물이 추진단 회의를 주재하자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별다른 논의없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검찰 내부 중론이다.

서초동의 한 부장검사는 "지난 인사 때 수사권조정에 반대했던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도 소리소문없이 폐지되고 검찰개혁추진단이 만들어졌는데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식으로 할거면 대통령령이든 뭐든 다 만들어놓고 발표만 하지 회의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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