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고 퇴원하는 여성에게 안의 상황을 묻자 짧게 한마디를 남기고, 가족의 차를 타고 떠났다. 이날 대남병원은 일반병동 환자 중 음성판정을 받은 환자를 퇴원시켰다.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만 111명이(23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도 3명이나 나왔다.
정부는 정신병동에 입원 중인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코호트(Cohort) 격리’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코호트 격리는 처음이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에 노출된 환자와 의료진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은 뒤 격리하는 조치다.
병원에 격리된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도시락 배달 정도가 외부와 닿은 물리적 접촉 정도였다. 도시락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미음, 죽, 일반식 등으로 분류돼 공급됐다. 가끔 문틈 사이로 방역복을 입은 사람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2일 오후가 되자 ‘음성판정’을 받은 환자를 데려가기 위한 가족들이 보였다. 가족들은 걱정된 표정으로 병원 입구를 바라봤다.
노모를 모시기 위해 대구에서 왔다는 A씨는 "어머니가 허리가 안 좋으셔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아 다행이지만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환자를 옮긴 구급차도 방역대상이다. 병원 주차장에서는 119구급차가 소독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해당 구급차는 서울로 환자를 이송한 뒤 돌아온 차량이었다.
사람들의 이목이 대남병원으로 집중되자 유튜버까지 등장했다. 방역복을 입은 유튜버는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촬영했다. 대남병원으로 현장을 중계하는 듯했다. 취재진에게 ‘무섭지 않냐’며 질문을 하기도 했다.
대남병원에서 차량으로 5분정도 떨어진 찜질방은 문을 닫았다. 31번 환자가 들렸던 곳으로 알려진 찜질방이다. 찜질방 입구에는 ‘내부 수리’로 당분간 영업을 중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청도에 사는 B씨는 "동네에서 수십 년을 함께 얼굴 보고 살아 온 주민들도 요즘은 노인회관 등에 잘 모이지 않는다"며 "거리에서 만나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인사만 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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