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태양광 석유화학 넘었다…김동관 경영 본궤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0.02.24 05:00
"한화그룹은 태양광 성장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태양광 셀이나 모듈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소까지 운영하고 투자하면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입니다"

2014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현장. '글로벌 재계의 별'들이 모이는 이 자리에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자신이 주도하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후, 중국 가격공세 속에 태양광 기초소재 폴리실리콘 사업을 정리하는 부침도 겪었지만 김동관의 태양광은 묵묵히 성과를 냈다. 이제 태양광의 매출과 이익은 그룹 본업 격인 석유화학을 넘어섰다.



석유화학 넘어선 태양광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태양광 사업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5552억원, 22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1%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흑자전환했다.

태양광 매출, 영업익 규모는 그룹이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석유화학 사업을 넘었다. 한화솔루션 석유화학 사업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5264억원, 1749억원이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석유화학 사업 실적이 다운사이클(불황)에 진입한 영향도 있었다. 특히 2017년 6311억원이었던 석유화학 사업 영업이익은 2018년 3672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지난해 또다시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석유화학 업황 둔화를 감안해도 태양광 실적이 석유화학을 넘어선 것은 석유화학과 방산을 주력으로 한 그룹 사업구조에 본격적 변화가 오기 시작한 상징이라는 평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태양광 역시 지속적으로 중국발 공급과잉에 시달렸고, 이 탓에 한화는 폴리실리콘 사업 자체를 정리했다"며 "결국 사업 진출 후 미래를 내다 본 지속적 투자가 태양광 사업 약진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로 향하는 김동관의 태양광


그룹이 태양광 사업을 출범할 때부터 태양광은 김동관 부사장의 사업으로 통했다.


그가 한화에 입사한 2010년이 그룹 태양광 사업의 원년이었다. 아버지 김승연 회장은 '인류의 미래에 이바지하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당시만 해도 그저 '미래 에너지'로 통한 아들의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이후 그룹은 2012년 현재 태양광 사업의 모태 격인 독일 큐셀을 인수했고 1년에 한번 꼴로 태양광 기업을 인수했다. 이어 그룹 내 흩어진 태양광 계열사들을 한화솔루션 산하로 한데 모아 현재의 사업 진용을 갖췄다.

위기는 늘 있었다. 중국발 공급 과잉 탓에 2011~2013년 3년 연속 적자를 맛봤다. 2017년 이후로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져 결국 태양광 생태계 제일 끝단에 있는 기초소재 폴리실리콘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김동관식 태양광 경영에 김승연 회장의 전폭적 지원은 이어졌다. 김 회장은 2018년 태양광에 5년간 9조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결국 신성장 사업이었던 태양광은 그룹의 본업인 석유화학을 넘어섰다.

김동관 부사장은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와 함께 태양광을 그룹의 명실상부한 핵심 사업 반열에 올릴 계획을 내놨다. 그룹 관계자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수익구조를 고도화할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모듈 제조에 집중했다면 이제 모듈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패키지로 판매해 수익성을 키운다는 목표다. 지난해 유럽과 일본에서 이 같은 패키지 판매의 첫 발을 뗐는데 올해는 미국과 호주로도 영역을 넓힌다. 아울러 태양광 발전소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생산된 에너지의 판매까지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동관 부사장 태양광 사업의 2기가 시작되는 셈"이라며 "이미 어느정도 입증된 경영능력이 장기적으로 승계 구도로 연결될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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